#13 바다와 함께

by 버들
물이 맑은 동해




서울로 돌아가는 날.

터미널로 가기 전에 시간이 조금 남아 바다를 보러 왔다. 10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평평하고 따뜻한 바위를 골라 자리 잡고 앉아 명상을 했다.

아침 명상을 할 때 가끔 파도소리를 켜놓고는 하는데 진짜 바다에서 하니깐 기분이 묘했다. 파도소리가 들리고 아이들 웃음소리와 따뜻한 햇살로 오히려 현실감이 없어지는 찰나의 순간에서 코 끝에서 느껴지는 짭짤한 바다내음이 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했다.

들숨으로 바닷바람이 코를 통해 몸안을 가득 채울 때 파도가 나를 향해 들어오고 날숨으로 몸 안의 공기가 남김없이 빠져나갈 때 파도가 해변의 찌꺼기를 싣고 바다 멀리 나아간다.

들숨으로 건강한 것들이 나를 채우기를 기도하고 날숨에 감정의 찌꺼기도 실어 보내는 상상을 한다. 몸 어느 한구석도 습하게 남겨두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오늘은 바다의 도움으로 몸과 마음 구석구석 정성껏 환기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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