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돌아가는 날.
터미널로 가기 전에 시간이 조금 남아 바다를 보러 왔다. 10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평평하고 따뜻한 바위를 골라 자리 잡고 앉아 명상을 했다.
아침 명상을 할 때 가끔 파도소리를 켜놓고는 하는데 진짜 바다에서 하니깐 기분이 묘했다. 파도소리가 들리고 아이들 웃음소리와 따뜻한 햇살로 오히려 현실감이 없어지는 찰나의 순간에서 코 끝에서 느껴지는 짭짤한 바다내음이 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했다.
들숨으로 바닷바람이 코를 통해 몸안을 가득 채울 때 파도가 나를 향해 들어오고 날숨으로 몸 안의 공기가 남김없이 빠져나갈 때 파도가 해변의 찌꺼기를 싣고 바다 멀리 나아간다.
들숨으로 건강한 것들이 나를 채우기를 기도하고 날숨에 감정의 찌꺼기도 실어 보내는 상상을 한다. 몸 어느 한구석도 습하게 남겨두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오늘은 바다의 도움으로 몸과 마음 구석구석 정성껏 환기를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