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나와 함께

by 버들


2019월 8월 4일의 일기

요가 ‘수련’의 개념으로 처음 시작한 요가원의 다른 지점에서 서른 시간 지도자 과정을 듣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수련을 해나가고 사람들에게 올바른 자세와 마음가짐을 알려줄지에 대해 많이 배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부터 저녁 시간까지 꼬박 수업을 듣고 수련을 하며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지금 내가 여기 나와 함께 있다는 실감. 아무래도 몸을 쓰면 1차원적으로 지금 여기 현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잘 와 닿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호흡에도 의식을 두고 수련을 해나가기 때문이겠지.

지난주는 핸드 스탠드를 잘하기 위한 몸의 쓰임과 준비 과정에 대해 배웠다. 핸드 스탠드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몸에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아직 해본 적이 없지만 핸드 스탠드를 하는 방법을 잘게 잘게 쪼개서 배우는 과정을 통해 내 몸에 새겨진 나의 습관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나는 차투랑가 단다 아사나를 내려갈 때 복근이 아닌 승모근 힘으로 내려가는 사람이구나, 나는 긴장을 하면 목과 어깨에 힘이 먼저 들어가게 습관이 들여져 있구나. 지금의 나는 아랫 복부가 상당히 둔해서 복부를 깨우는 작업을 많이 해야겠구나.

지금의 나는 욷따나사나를 하기 위해 내려갔을 때 이제 확실히 배와 허벅지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골반이 아프지 않게 전굴 하는 방법이 몸에 뱄구나. 전사 2 자세를 할 때에는 두 발바닥을 잘 눌러내 안으로 모으듯 내전근을 쓰는 것에 예전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습관이 되었구나.

지금의 나와 마주하고 습관의 역사를 짚어가는 일. 그것이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 것이 아닌 그저 지금의 내 몸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일. 지금 이대로 살아도 좋다. 그저 지금의 나를 알아차리고 여기에 머무를 것인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내 몫이니 나에게 물어보기. 그리고 결정하기. 결정했으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 배와 허벅지 사이에 만든 공간처럼, 전사 2 자세에서 내전근 힘을 사용하게 된 것처럼 습관이 몸에 스며드는 시간을 꾸준히 쌓아갈 나를 그저 응원하고 믿어주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4 나를 지키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