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시선

by 버들


‘정성을 들인다는 건 대상을 정확히 인식하는 거구나.’ 마이솔을 하며 문득 든 생각. 늘 우르드바 하스타아사나에서 욷따나사나로 가는 길에 마음을 다잡게 된다. 움직임의 길목이라 그런가. 삶에서는 익숙하게 떠오르는 것들이 매트 위에서는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 생각을 삶으로 가져오면 다시금 시각이 새로워지니, 같은 동작을 해도 매일의 수련이 다르게 다가온다.


가끔 나는 누군가의 말을 정성 들여 듣는 ‘척’한다. 몸짓과 눈빛으로 귀 기울이고 있음을 과장해서 보여줄 순 있어도 오롯이 대상에만 의식을 둔 적이 얼마나 될까. 전굴을 하며 매트 아래로 떨어지는 손끝에 진실로 의식을 뒀었나. 발바닥 힘을 쓴답시고 발에 집중을 했으나 정작 힘을 줬던 건 발의 앞꿈치뿐이었던 것도 같고.


기민하게 바라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인 미세한 순간들이 모여 결정적인 감각을 자라게 한다. 의식을 두는 대상을 섬세하게 바라보는 일이 굉장히 다정한 행위라는 걸 새삼 느낀다.


이 여름 내가 자주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정의는 생각과 시선마다 그 다정함이 함께 하는 것.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내뱉는 눈빛과 말의 끝자락에 서늘함이 실린다. 깜박하고 놓치면 자주 날이 서는 내 마음에도 채근에 앞서 다정한 시선을 보내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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