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여서 채움을 기대합니다

by 글담



카페지기의 빈자리가 제법 커 보입니다.

어설프게나마 라떼를 만들고 차를 우려내고 손님의 심판을 기다립니다.

다행히도 착한 손님들 덕분에 이렇다 할 불만은 아직 듣지 않았습니다.


사실 손가락질을 피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적당히 진하게,

적당히 달달하게.

커피와 음료를 만들 때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입니다.


혼자서 이렇게 카페와 씨름하는 동안,

어느덧 햇살이 공간 안을 비춥니다.

슬며시 사람의 온기 대신 의자를 데우네요.

그 자리에 누군가 앉아 일상의 담소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몰라도 됩니다.

그저 사람의 수다가 그리운 겨울 늦은 오후입니다.


빈자리를 바라보며 채움을 기대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떠날 그 자리는 또 비워지겠죠.

비우고 채우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를 나누니 좋다.”

손님이 없는 동안에 선배와 지인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책을 떠올리며,

어떤 영화를 회고하며,

어떤 음악을 흥얼거리며,

어떤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그 ‘어떤’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시간이 따뜻합니다.

역시나 빈자리는 뭐라도 채워야 하나 봅니다.

오늘은 손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매출을 올려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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