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해서 좋아야 할 텐데

by 글담



겨울 오후의 카페는 적막감이 맴돕니다.

책장 넘기는 소리와 노트북의 타이핑 소리만 크게 들릴 뿐입니다.


오후 무렵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온종일 기다렸던 손님이었으니 반가울 텐데,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무거울 따름입니다.


손님도 없는 카페에서 카메라를 꺼내 듭니다.

한동안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아 마음이 근질근질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게 소소한 취미인데,

스마트폰으로만 찍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게 왠지 가벼워 보입니다.

빨리 찍고 정리하고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작 멍석을 까니 놀 줄을 모릅니다.

이것저것 찍다가 스산한 바깥 풍경을 달래줄 꽃바구니를 담습니다.

무엇을 떠올려야 할지 생각하다가 관둡니다.

작은 꽃송이를,

비록 그게 조화라고 해도,

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지친 하루를 달래어 봅니다.


오늘은 라떼에 이어 요거트 종류와 크로플까지 만들어봤습니다.

이러다가 자꾸 일을 시킬지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카페를 지키는 게 불안합니다.

손님이 없으면 없는 대로 매출이 걱정이고,

손님이 찾아오면 찾아 오는 대로 잘 만들어야 하니 근심이고,

게다가 작업을 마무리해야 할 원고가 눈앞에 있기 때문이죠.

작업의 흐름이 끊기고 분량을 채우지 못해 적잖이 초조합니다.

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 추가를 한 아샷추를 만들어 먹어야겠습니다.

그런데 귀찮네요.

역시 남이 만들어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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