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을 겨울의 끝에서 봅니다

by 글담



한겨울을 온몸으로 맞이했던 나뭇잎은 기어이 매달려 있습니다.

비록 몸의 수분과 생기를 다 잃어버렸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저리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니 낙엽이라 부르지 않아도 되니까요.


메말라버린 나뭇잎은 가을의 끝을 가리킵니다.

겨울이 지나 봄을 기다리는 지금,

가을의 끝을 겨울의 끝에서 봅니다.

바람이 불겠지요.

눈이 날리겠지요.

비가 주루룩 내리겠지요.

그런데도 나뭇잎은 제몸을 태워가며 버팁니다.

버틸 대로 버텨보며 봄을 맞이할 테죠.


또다시 추워진다고 하네요.

카페 바깥의 청명한 하늘이 더 새파랗습니다.

카페 주인장 수다 떠는 사이에 커피를 내립니다.

나뭇잎의 메마른 시간을 떠올리며 몸 안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 넣습니다.

이제 다가올 추위가 덜 추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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