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잎, 저버리지 않을 희망

by 글담



뜬금없이 나선 길.

오랜 시간이 지나버린 그곳은 변하지 않은 듯 변한 작은 동네로 남아 있습니다.

이곳저곳 슬쩍 들여다보다가 작은 화단에 핀 꽃에 마음이 머뭅니다.

붓칠을 한 듯 고운 보라색을 담은 꽃잎은 뜰을 화폭 삼아 수줍게 고개를 들어 바라봅니다.

봄이 왔나 봅니다.


돌 틈 사이로 뿌리를 내리고 꽃망울을 터뜨린 봄꽃은 희망을 버리지 말라 합니다.

불안과 절망의 시간이 다가오더라도 언젠가는 희망의 시간도 함께할 것이라고.

바람이 살짝 불어준 덕분에 봄꽃과 인사를 나누며 지난 시간을, 현재를 떠올립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은 미래로 이어집니다.

봄이 되면 피어나는 꽃처럼.

그 긴 시간 동안 세상은 당장 무너지지 않는다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겨울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겨울의 끝은 반드시 찾아왔고 봄꽃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또다시 겨울이 찾아오겠죠.

그러나 봄꽃이 필 그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체념할 수는 없습니다.

봄은,

봄은 꼭 오니까요.


작은 동네 마실 다니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조금씩 변하는 마을 풍경,

여전히 바뀌지 않은 마을.

시간의 흐름과 정지를 함께 느끼는 작은 동네입니다.

이런 마을이 자꾸만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밀조밀한 동네의 정경은 거대한 건물의 숲으로 바뀌곤 하죠.

그래서일까요.

너무 오랜만에 찾은 이곳이 그토록 반갑습니다.

또 그곳에서 봄꽃을 빤히 바라볼 수 있어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봄의 설렘을,

봄의 희망을,

작은 꽃잎은 저버리지 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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