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일이 내게 주는 의미

by 글담



코로나에 걸려서 자가격리를 했는데,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초상을 치렀습니다.

해가 잘 드는 마당에는 목련이 피었고요.


바람이 쌀쌀하고 빗방울도 가끔 내리지만,

봄은 곳곳에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는 끊이지 않는 울음을 터트리고요.


집에 갇히기 전 본 남쪽 마을에 핀 매화.

봄을 맞았다는 것보다

지난 봄의 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모든 시간,

그 모든 일.

어찌 의미가 없을 수 있을까요.

그 의미에 파묻혀 숨이 막힐 때도 있지만,

살아온 궤적이니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애플워치에 알림이 떴습니다.

믿을 수가 없다는 말과 함께 어제 움직임이 평소보다 3배나 넘었다고 말이죠.

감탄사와 더불어 화이팅을 외치는 알림에 쓴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운동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상을 치르느라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시계를 차고 있었을 뿐입니다.

기계는 맥박과 신체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감지할지 몰라도, 감정과 상황을 알 수는 없겠죠.

문득 기계는 감정이 없고 또 감정을 알 수 없다는 사실보다 시간의 무심함을 떠올립니다.

봄이면 무심하게 피어나는 매화처럼.


매화가 수줍어합니다.

아직 곳곳에서 활짝 피어나기 직전에 홀로 핀 매화라서일까요.

다소곳이 그 자리에 봄마다 얼굴을 살짝 들어올려 또 한 해가 지나가고 다시 한 해의 생명이 시작됨을 알립니다.

그러고는 여기저기 생명의 탄성을 울리겠지요.

가고 오고 다시 또 가고.

봄은 봄이고, 인생은 인생인가 봅니다.

새삼스레 의미 아닌 의미를 던져보며 오늘 하루 멍하니 보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