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은 땅에 떨어지고 봄은 지나가는데

by 글담



이제 갓 피어난 목련은 한껏 흐드러지게 꽃잎을 늘어뜨립니다.

그러더니 이내 하나씩 떨구어냅니다.

땅에 떨어진 꽃잎은 조금씩 타 들어가 땅과 한몸이 되겠죠.

오늘도 봄은 이렇게 지나가고 맙니다.


구름이 잔뜩 낀 바깥 하늘은 한바탕 비를 퍼부을 듯합니다.

비에 젖을 것들을 얼른 처마나 천막 밑으로 치웁니다.

눈에 보이는 게 있으니 몸과 마음이 움직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가만히 있다가 고스란히 고통을 감내할 뿐이죠.


고통을 감내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잘 견딘다는 게 어떤 것일까요.

그저 이 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일까요?

먹구름 사이 얇게 비추는 햇살을 보는 심정일까요.

카페에 혼자 있으니 별생각을 다합니다.


카페 안이 조용합니다.

날씨가 궂기니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주인장은 잠시 자리를 비웠고,

빗방울만이 카페에 찾아들었습니다.

운치 있는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적막합니다.

역시나 비 내리는 소리만큼 사람들의 수다가 쏟아져야 이 공간은 살아납니다.


오늘밤 내릴 비에 자신의 존재를 다할 목련.

내일 아침이면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오늘밤 내릴 비에 자신의 걸음을 멈춘 이들.

내일 이맘때면 얼마나 찾아 올까요.


목련은 하나둘 땅에 떨어지고,

봄은 서서히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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