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시간을 다시 조립해야 할 때

by 글담



먼 길 갔다 온 날,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햇살을 가려준 구름 덕분에 맑은 하늘을 한껏 바라봅니다.

잠시 피로한 마음을 구름 사이로 넣어 버리고,

햇살을 가려주는 나뭇가지 그늘 밑으로 들어갑니다.


송홧가루가 날리던 풍경이 지나가자,

햇살이 곳곳에 흩뿌려집니다.

비어져 나오는 미소를 뒤로 하고 옅은 한숨을 내쉬는 여름이 성큼 다가왔네요.

며칠 건너뛴 카페를 찾았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바뀌었으니 또 한동안 손님 없겠네.”
“사람들이 날씨에 적응해야 하니까.”

더워진 날씨 탓인지 길에는 오가는 사람이 부쩍 줄었습니다.

카페는 더 조용해졌고요.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변화에 적응하는 틈을 가져야 하나 봅니다.

쳇바퀴처럼 돌던 일상도 작은 변화로 균열이 생겨 잠시 멈추거나 바뀝니다.

그때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얼른 적응하기 위해 삶의 시간을 조립합니다.

카페는 그때마다 조용해지고요.


카페지기는 한숨을 내쉽니다.

나도 은근히 카페 구석에서 들려야 할 수다가 그립습니다.

이런 일상이라면 빨리 균열이 생겼으면 하네요.

아, 작은 균열이 생겼습니다.

공간을 슬며시 채우는 노래 목록이 바뀌었거든요.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무슨 노래일까 하며 귀를 종긋 세웁니다.

그러다 나만의 목록에 살포시 추가합니다.


조용히 구석진 곳에서 삶의 시간을 다시 조립합니다.

매번

매순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주변이 변할 때마다

그렇게 조립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겠지요.

아니, 또다른 숙제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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