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걸까, 불안한 걸까

by 글담



가슴이 두근두근 뛸 때가 있습니다.

설렘일까, 두려움일까.

어느 한 가지 일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아니라서 헷갈립니다.

하루에도 여러 일이 생깁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은 내가 멈춰 있다고 해도 벽돌이 쌓이고 무너지고 계절도 흘러갑니다.


시간은 영원성을 가집니다.

시간이 멈춘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나의 시간이 멈추는 것이겠지요.

생의 끝을 맞이하는.

나의 멈춤과 상관없이 시간은 어지러이 돌아가는 세상의 변화를 담고 계속 흘러갑니다.

그러니 생이 멈추지 않는 한,

하루에도 여러 일이 벌어지는 게 어쩌면 당연하겠지요.

기쁘고 슬픈 일이 교차하는 가운데,

가슴은 이리도 두근거리기만 합니다.


어느 날,

길 가다 내 가슴이 뛰는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골목길 한구석에 뜬금없이 서 있는 편지함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아 떠나보내는 일은 참 설레는 일이죠.

그 날은 분명 불안이 아닌 설렘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설렘이 불안을 애써 눌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 순간만큼은 기분 좋은 두근거림이었습니다.

그 설렘을 담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을지,

설렘을 곳곳에 흩뿌려놓을지 궁리를 하다가 시간을 흘려 보냅니다.


영원한 시간과 멈춰버리는 시간 사이에 서 있습니다.

설렘과 불안 사이.

편지함은 설렘으로 마음의 추를 기울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편지를 쓸지 고민하지 말고 펜을 들어 휘갈기랍니다.

불안은 떨치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죠.

그러니 설렘으로 기울어야 할 듯합니다.

그래야 내가 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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