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카페는 교차의 공간입니다

by 글담



보라색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아니, 시들해지는 건가요?

마치 빛바래가는 융단처럼,

한때의 화려함을 은은히 간직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듯합니다.

누군가 붓으로 색을 덧칠한 것인 양,

하나의 보라가 아닌 여러의 보라로 치장을 한 꽃은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시든 듯 시들지 않은.

탄생과 소멸의 교차를 바라보고 있으니 엇갈린 탄생과 죽음이 떠오르네요.


“축하해요!”

마스크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반가운 눈웃음으로 맞이하는 카페 주인장.

한동안 문이 닫혀 있던 동네 카페의 주인장을 보니 반갑기만 합니다.

얼마전에 아이를 가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은 터라 카페 문을 들어서자마자 인사부터 건넸네요.

주문하는 것도 잠시 미룬 채 탄생을 축하하고 카페의 앞날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또 다른 동네 단골 카페는 예전에 소멸의 소식을 알린 적이 있습니다.

그곳은 단골로 연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친상을 당했지요.

그전에 자신 주변을 정리했다는 주인장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썰렁한 식장을 떠올리니 마음이 불편했고,

단골이랍시고 구박 아닌 구박을 하던 주인장의 갸륵한 정성이 예뻐 찾아갔습니다.

오지랖일지 모르겠지만.

올 사람이 없다고 했던 장례식장은 오후 한낮이어서인지 더욱 한산했습니다.

가족 말고는 아무도 없어 잠시 앉아 슬픔을 나눕니다.


동네 카페를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서로의 삶을 엿보게 됩니다.

호기심이라기보다 이런저런 작은 이야기를 나누니 알게 되는 게죠.

그러다 보니 어디에서는 삶의 탄생을,

또 다른 곳에서는 삶의 마무리를 함께하기도 합니다.

골목마다 하나둘 자리 잡은 작은 공간.

탄생과 소멸,

희망과 절망,

웃음과 울음이 인생의 흐름처럼 늘 엇갈립니다.

우리 사는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라서 더욱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