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카페 뒤 테라스의 유리 천장에 쏟아지는 빗소리가 요란합니다.
어느새 카페 안을 채우던 노랫소리는 빗소리에 묻히고 맙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내려서인지 잠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카페 현관 처마 밑에 놓인 작고 동그란 의자에 앉아 비를 바라봅니다.
좀 전까지 하늘이 파랗고,
구름은 서로 떨어져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비가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죠.
카페 가기 전,
잠시 골목길 산책에 나섰다가 외로운 수국을 담기도 하고,
짙은 안개를 헤매는 것처럼 습한 날씨에 연신 땀을 닦으며 걸음을 옮깁니다.
얼마 전부터 습도가 높을 뿐,
비는 끝내 오지 않아 오늘도 그러려니 했었지요.
장대비가 쏟아질 때까지 언제 세차를 할까 궁리 중이었습니다.
“열기가 좀 식었네.”
“그렇죠. 이 정도는 와야 좀 시원할 텐데. 그나저나 곧 그칠 듯한데요?”
카페지기는 비가 쏟아지자 싱긋 웃더니 밖으로 나갔습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설 때만 해도 까칠하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 주인장입니다.
“이런 날씨에 용케도 나오셨네요.”
푹푹 찌는 더위에 왜 싸돌아다니냐는 말이지요.
“이 집이 에어컨 맛집이라서.”
까칠한 인사에는 실없는 농으로 응대를 해야죠.
빗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굵기에 따라 소리를 달리 내며 유리 천장을 두드립니다.
노랫소리가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의 소리, 자연의 노래, 자연의 리듬이라고 하기에는 막귀인지라.
그저 불규칙하게 떨어지는 빗소리가 가슴을 두드리는 평온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어느덧 비는 잦아들고,
골목과 거리는 금세 말라버립니다.
골목길 수국은 오랜만에 맞은 비로 한숨을 돌렸을까요?
비가 그치고 난 뒤의 카페는 다시 노랫소리와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로 채워집니다.
일요일 오후의 끝자락은 이렇게 마무리되어 가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