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뚱딴지가 되고 싶습니다

by 글담


골목길을 가다 발견한 꽃대 잘린 초록의 식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단 한쪽에 핀 꽃이 꽤 앙증맞아 가까이 다가갑니다.

이 노란 꽃은 누구일까?

서둘러 사진을 찍어 찾아봅니다.

‘뚱딴지’

정말 뚱딴지 같은 이름이 뜹니다.

뚱딴지는 돼지감자꽃을 일컫습니다.

알고 보니 꽃과 잎은 못 생긴 감자와 달리 너무 고와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네요.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뚱딴지 같은 이들이 있습니다.

생김새와 달리 무심하거나 혹은 예민하거나,

말을 할 때 너무나 고집이 세거나 어리석거나,

엉뚱한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놀라게 하거나,

뚱하니 심술이 나서 대하거나.

뚱딴지의 사전적 정의와 같은 사람들을 만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가끔 뚱딴지 같다는 소리를 듣고 싶을 때가 있죠.

틀에 벗어나거나 생뚱맞은 소리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웃게 만들고 싶을 때입니다.

어쩌면 단조로운 일상이 지겨워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없이 보이겠지만,

실없이 보이고 싶은 게죠.

느슨할 때,

실없을 때,

생각지도 못한 발상과 행동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낯설게 볼 수 있을 때 좋은 글이 나오는 거야.”

한 여고의 도서부에 글쓰기 수업을 할 때 했던 말입니다.

뚱딴지처럼 보고,

뚱딴지 같은 생각을 하고,

뚱딴지 같은 말과 글을 할 수 있을 때,

나만의 글이 나온다는 뜻이 되겠죠.


너무 무게 잡고 살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 무게가 장벽이 되어 타인의 생각이 끼어들지 못한다면 말이죠.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옳다고 여기는 자만에 빠진 것도 모른 채.

차라리 뚱딴지이고 싶습니다.

아, 너무 과한 욕심인가요?

저토록 고운 꽃이 되겠다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