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의 공존

by 글담



이른 아침,

조용히 신문을 읽다가 요란한 전기톱의 소리에 밖을 내다봤습니다.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는군요.

그 시간에 잠에서 덜 깼을 이들은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겠네요.


이 무더운 날에 조금이라도 선선할 때 일을 해야 할 테니,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의 공존인 듯합니다.

때로 이러한 불편의 공존, 불편의 함께하기가 필요한 세상살이입니다.

그러나 각박한 시대에 사는 우리는 나의 불편을 먼저 내세우곤 하죠.

어쩔 수 없는 이기심에 한순간을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뜨립니다.

그럴수록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법을 떠올립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내가 다치기 때문입니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다 말다 하는 날이 계속됩니다.

애써 세차한 차가 한순간에 더러워지고,

겨우 추스른 몸과 마음은 어정쩡한 비에 금세 엉망이 되곤 합니다.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고 고개 뒤로 양손을 깍지 낀 채 고개를 받칩니다.

불편한 마음을 다스린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군요.

혼자서도 이럴진대,

누군가 엮인 불편함은 참으로 견디기 힘듭니다.


답답한 마음에 카페 밖으로 나갑니다.

벽앞에 놓인 초록잎은 그저 묵묵히 한두 방울의 비를 머금고 담았습니다.

카페 주인장이 평소에도 열심히 물을 줬으니 물이 아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오늘따라 잎에 맺힌 영롱한 빗방울은 무심한 눈빛처럼 보입니다.

세상만사 불편하면 어떤가,

귀찮은 일투성이면 또 어떤가.

빗방울은 골목길을 그대로 담아 안으로 품어 보여줍니다.

그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도 없이 말이죠.


오늘은 유독 원고가 잘 읽히지 않습니다.

불편한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억지스럽게 읽어야 하는 원고 탓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것저것 수정 메모를 달고 작업을 하는데 지루하기만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책을 경계합니다.

자칫 책에 빠져 하루를 보내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자꾸만 눈길이 옆에 펼친 책으로 갑니다.

중독일까요?

현실 회피일까요?

이래나저래나 일하기 싫은 불편한 마음에 잠식된 것만은 분명한 듯합니다.

아직은 불편과 공존하는 데 서투른가 봅니다.

사실 일하기 싫은 마음을 이리도 늘어놓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