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 매달려 있는 잎새는 바람이 감싸줄까요?

by 글담

마지막 잎새는 힘겹게 매달려 있지만,

마지막 생애는 피할 수 없나 봅니다.

메마른 채 간신히 달려 있는 잎새를 보고 생을 떠올리긴 힘들겠죠.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올 동안,

색이 바뀌는 만큼이나 생이 바뀌어갔겠죠.

잎이 나고 자라고 메마를 때까지 일 년의 시간은 인간의 전 생애와 다를 게 없습니다.

그래서 일 년 내내 나무를, 나뭇가지를, 나뭇잎을 보며 인생을 되짚곤 합니다.


“작가야, 봄이 되면 바쁠 거야.”

이런, 나무를 보는 감상에 젖어 있는데 대뜸 봄이 되면 텃밭을 가꾸자 합니다.

들어 보니 텃밭만 가꾸지는 않을 듯하네요.

테라스도 다시 손 보고,

툇마루도 늘리고,

정원도 다시 가꾸려 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만들어내는 친구인지라 허튼 소리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보는 것과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모를 나이가 아니니 겁부터 납니다.

또 다른 일 년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몸이 굼뜬 것을 아는 친구가 얼마나 몸을 움직이게 할지 기대됩니다.

한동안 이 친구의 작업장에서 불을 때고 나무를 자르는 시늉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얼마 하지 않았으면서 지글지글 끓는 방에 드러누워 노동의 고단함과 개운함을 느끼곤 했죠.


바람이 몹시도 붑니다.

카페 옥상 정원에 매달린 전구가 춤을 춥니다.

길거리에 친구로 보이는 두 사람은 서로 사진을 찍고 덩실덩실 춤까지 춥니다.

쓸쓸함과 즐거움이 한곳에서 어우러지는 세밑 풍경입니다.

겨울이라 움츠러든 몸을 장작 때는 난로 앞에서 녹입니다.

바깥에 매달려 있는 잎새는 바람이 감싸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