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하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겨울의 나무.
그냥 지나치기에는 그 쓸쓸함이 슬프기도 하고,
또 처연한 미가
눈길을
마음을
기억을
사로잡는 바람에 우뚝 서고 말았습니다.
단 하나의 나뭇잎조차 떨쳐낸 마른 나뭇가지.
어쩌면 절망을 떠올리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아름다움을 떠올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 봅니다.
마침 다시 읽는 중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무심결에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
밀란 쿤데라의 저 말처럼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고 무심결에 아름다움을,
그 아름다움에 따라 내 삶을 작곡합니다.
그 음률이 무거울지,
철 모르고 가벼울지,
혹은 쓸쓸함과 슬픔을 찬미할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 작곡은 혼자만 감상하는 놀음은 아닐 듯합니다.
무려 삶을 작곡하는 것이기에 여러 음이 어우러지는 작곡이어야겠죠.
그래서 주위를 돌아보고,
따라서 세상을 살피고,
진실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외와 외면의 현실에 눈 감지는 말아야죠.
삶을 작곡하는 게 질곡이 되어서는 안 되기에 조심조심 음을 조합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인연을 맺는 게 내 삶의 작곡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