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어도 이렇게 다를 수가

by 글담

매화가 피었다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목련이 피는 것을 보고 한껏 웃습니다.

목련은 피자마자 찬바람이 부네요.

꽃봉오리가 흐드러지게 피려다 말고 오므립니다.

그래도 수줍게 하늘로 피어오른 목련,

분홍과 하얀 미소를 짓는 매화는 봄이라고 합니다.

한동안 세상 소식을 끊고 일을 했지만,

바깥에서 두드리는 봄바람의 안부 인사에 고개를 내밉니다.


잠깐 봄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오더니,

그새 봄꽃을 마저 개화시키려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다시 찾아온 봄 인사에 나도 그래야겠다고 오랜 지인에게 전화를 겁니다.

“뚜루루… 연결이 되지 않아…”

연결음만 들리다가 전화는 끊어집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뭐가 그리 귀찮은지,

도통 알 수 없는 근황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부고 소식이 들리지 않았으니 괜찮겠지 싶어 문자도 남기지 않습니다.


볼 일을 보고 잠시 카페로 오니 북적댑니다.

이곳도 봄인사에 한창인가 봅니다.

“작가님!”

아, 누군가 나를 부르네요.

이 시간에 있을 리가 없는데 웬일로 얼굴을 다 보네요.

“이번에 공모전에 도전해보려고요.”

또 한 번 결의에 찬,

그러나 민망함을 살짝 담은 목소리로 공모전 이야기를 꺼냅니다.

일단 씁시다! 하고 북돋워줍니다.

이번에는 글이 세상에 잠시나마 얼굴을 드러내길 바랄 뿐입니다.


북적대던 카페가 일순간에 조용해집니다.

혼자 남아 작업을 하니 홀로 외떨어져 있던 매화가 생각납니다.

홀로 피어 있어도 눈길을 끌던 매화.

홀로 앉아 있어도 눈길에 띄지 않으려는 나.

홀로 있음의 의미가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심심하긴 심심한가 봅니다.

공원에는 수선화도 피었던데,

오늘 밤중 산책은 봄밤의 여운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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