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을씨년스럽습니다.
으슬으슬 추워 텅 빈 카페에 따뜻한 바람 한가득 불어넣어 온기를 채웁니다.
아마도 내일이면 시원한 바람으로 공간을 채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또 한 번 변덕을 부린다고 하니까요.
종일 주인장도 없는 카페에서 비 오는 광경을 보니 햇살이 그립습니다.
맑은 공기와 따스한 바람에 실려오는 꽃 내음을 곁들인 봄 햇살.
해가 길어졌지만,
이제 늦은 오후로 접어들 무렵에 땅거미지는 그 시간의 햇살이.
그 햇살이라면 아픈 몸의 부대낌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으려나요.
카페 주인장이 아프다며 먼저 떠난 자리에서 싱그런 봄 햇살을 그리워합니다.
며칠 만에 카페에 와서 테이블 먼지를 훔치고 닦으며 사람을 기다립니다.
주인장이든 손님이든 사람으로 채워져야 할 공간이라서요.
하릴없이 시간을 때울 처지는 아닌지라 노트북을 열어 놓고 있지만,
눈길은 읽기를 미뤄둔 책으로 자꾸만 향합니다.
잠시 쉴 때 봐야지 하면서도 어째 거꾸로 잠시 일하고 책을 보는 듯합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지친 하루여서 그런가 봅니다.
봄이 유실되었습니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찾으려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잃은 것을 떠올려 봅니다.
아무래도 물건보다 마음입니다.
애잔했던,
기뻐했던,
몽글했던.
유실된 마음을 찾으려 하지만,
커피잔의 온기가 식는 시간만큼이나 금세 사그라듭니다.
오늘은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일까요?
유실된 그 뭔가에 대한 그리움에 집착하는 듯합니다.
그런 날이 있잖아요.
바쁜데 바쁘지 않으려는.
꼿꼿하게 몸을 세워야 하는데 애써 몸을 뉘우려고 하는.
이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 머리를 툭툭 치지만,
혼자 있는 공간에서 자꾸만 샛길로 빠지려 합니다.
햇살이 되레 꽃을 가려버리는 그 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