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뿌립니다

by 글담

어느새 공기가 차가워졌습니다.

지친 하루라 잠시 느긋해지려 했지만,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와 닿아 정신이 번쩍 듭니다.

헝클어진 머릿속에 풀리지 않던 문맥과 문장이 떠오릅니다.

아, 일하기 싫은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뭐에요?”

“없는데?”

묻자마자 바로 떠올라야 할 가치는 없습니다.

그런대로 살아온지라 삶의 가치가 무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생각해 봐요.”

아, 생각하기 싫은데.

“오지랖!”

내가 추구한 가치는 오지랖인 듯합니다.

돈이 되지 않을뿐더러,

자칫하면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기웃거린다고 손가락질당하기 쉽죠.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하니 더욱 삐딱한 시선을 받을 수도 있겠죠.

각자도생의 시대이니 되레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입 밖으로 나온 말은 허공으로 흩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뿌립니다.

씨앗을 뿌렸으니 어떻게든 자라야겠죠.

오지랖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기도 하죠.

씨앗만 뿌리고 물과 양분을 주지 않으면 곤란하겠죠.

그러니 내가 뿌린 씨앗이니 챙기려 합니다.

단, 내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이리저리 씨앗을 또 잔뜩 뿌렸네요.

비 오는 날,

아직도 지지 않은 배롱나무꽃처럼 잘 버텨야 할 텐데요.

아직은 스스로 지지 않으려나 봅니다.

오늘도 여기저기 연통을 날리는 것을 보면 말이죠.

아, 오지랖 떨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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