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른다는 것을 깨달을 때

by 글담

“저, 사장님. 계산이 잘못된 듯한데요. 쿠키 하나 더 결제할게요.”

“아니요. 서비스입니다.”

아, 또 다른 단골 동네 카페가 만들어지는 순간입니다.

쿠키 1개와 커피를 시켰는데.

쿠키 2개가 와서 계산하려 했더니 서비스라네요.

이러면 단골이 될 수밖에요.

한동안 들락날락했더니 주인장이 기억하나 봅니다.


동네 카페를 단골로 둔다는 것은 여러모로 즐겁고 또 성가시죠.

알아봐 준다는 것이 반갑고,

말을 걸어준다는 것이 즐겁고,

때로 일을 방해할 정도로 수다를 떠는 게 성가십니다.

그러고 보니 골목 안 작은 동네 카페라는 공간에서 삶의 모든 게 벌어지는군요.


단골이라는 생각이 들자,

잠시 벽이 허물어졌나 봅니다.

다른 손님이 없는 틈을 타서 다시 카페 안을 둘러 봅니다.

천장에 달린 등불 하나가 눈에 들어오네요.

특이하게 책장을 찢어 불빛을 다소 가린 등불.

잠시 바라보며 또 잡생각을 늘어 놓습니다.


불빛을 가린 책장처럼 간혹 지식은 진실을 가릴 때가 있습니다.

혹은 불빛 덕분에 감춰진 진실이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책장 너머 세상을 바라보고 알 수 있을 때 가능하지 않을까요.

얄팍한 지식이 진실을 모욕하거나,

진실을 알기 위해 지식의 밭을 더 일궈나가는 그 차이는 겸허함이지 않을까요.

나는 모른다는 겸허함.

그 모른다는 것을 깨달을 때,

진실에 다가서는 지식을 탐구하겠죠.


아, 손님이 들어오네요.

다시 자리에 조용히 앉아 원고를 꺼내 듭니다.

원고를 쓰러 왔으면 써야죠.

덤으로 받은 쿠키가 참 맛있습니다.

이게 진실이라고 말하는 지식을 서술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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