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마음은 따뜻해지겠죠

by 글담

저녁 어스름이 어둠으로 바뀔 무렵,

바깥과 달리 카페 안은 살짝 후끈합니다.

하루 종일 안에만 있었을 주인은 답답했을 테죠.

문을 열어 열기를 내보내고 모기를 받아들입니다.


손님이 없어 고요하던 실내에 음악 소리만 가득합니다.

음악 소리의 크기만큼이나 공간은 무거워질까요?

뜬금없이 소리에도 무게가 있지 않을까 하고 오그라든 몸을 펴 봅니다.

소리의 무게에 짓눌렸다는 듯이.

음악이 흐르고 생각이 흩어지는 동안 시간은 카페 구석에 쌓입니다.

언젠가 되돌아 볼 시간으로.


“어, 네가 여기 웬일이야?”

카페에서 벗어나 차도로 나와 건널목을 건너는데,

반가운 얼굴이 둥둥 떠 지나갑니다.

누군지를 확인하는 짧은 순간,

인사를 해야지 하는 결심의 순간이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지난 겨울에 보고 다시 본 셈이니 꽤나 오랜만입니다.

그것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보니 더 반가울 수밖에요.

선배는 나를 끌고 술집으로 향합니다.

아, 차 갖고 왔는데.


소주잔에 물을 따라 마십니다.

기어이 차를 몰고 집에 가겠다는 의지인 셈이죠.

선배는 술을 강요하지 않고,

정겹게 만남의 반가움을 함께 마십니다.

이러니 좋아할 수밖에요.


술집에서 홀로 나와 골목길을 잠시 걷습니다.

창문에 달이 어른거리고,

고양이는 시큰둥하게 바라봅니다.

가을이라서 그 선배가 더 반가웠는지 모르겠네요.

찬바람이 불면 마음은 따뜻해지니까요.

마음이 따뜻해지니 사람이 더 그립습니다.

뭐, 가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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