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습니다.
그저 이 말 한마디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간신히 따뜻한 공간을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비로소 겉옷을 벗을 수 있는 온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살며시 자리를 정리하고 털썩 앉습니다.
종종 걸음의 시간에서 평온의 시간으로 들어섭니다.
하얀 대야에 가득 담은 물 위에는 꽃들이 둥둥 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얼굴로 오는 이를 맞아줍니다.
서로 달라서 함께 있는 모습이 더 아름답습니다.
다르기 때문에 조화가 이루어지고,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달라서 어울려야 한다는 것보다,
달라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 때가 많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는 어쩔 수 없겠죠.
낯선 것에 대한 거부는 때로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 두려움은 어쩌면 나의 취약함이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것일지도.
낯선 두 사람이 있습니다.
서로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인정할 때,
서로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야 본질적인 이해를 할 수 있고,
또 연결로 이어져 조화를 이룰 수 있을 테죠.
요즘 부쩍 다름과 외로움, 그리고 연대를 떠올립니다.
이런저런 사람,
이곳저곳 사람.
여러 사람을 만나는 기회가 늘어나니 드는 생각입니다.
대야 위의 꽃들처럼 둥둥 떠다니며 어울렸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