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사라졌습니다

by 글담

그토록 큰 달이,

분명 어제까지 이토록 둥글고 큰 달이 오늘은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저기까지 걸어가도 달은 안 보이고,

혹여나 무언가에 가렸나 싶어 고개를 쭉 내밀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쓰던 원고가 이토록 헤매는 것처럼 나도 떠돕니다.

달을 한 번 더 보려고.


목이 아프다던 카페 주인장은 저리도 뻣뻣하게 고개를 내밉니다.

그는 달을 보았을까요?

아픈 목을 부여잡느라 그도 달을 놓쳤을까요.

글은 자기를 비추던 달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방황합니다.

여기저기를 오가던 끝에 기어이 멈춰 섭니다.

더는 욕심 부리지 말고,

퇴고를 하라고.


글은 초고보다 퇴고가 더 중요하다고 하죠.

토할 때까지 보고 또 보고,

기운이 다 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쳐야죠.

글의 마지막은 데드 포인트가 도사립니다.

그때를 넘겨야 하는데,

몸과 마음은 굳어 버려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다시 달을 찾으러 나갑니다.

굳어진 근육을 풀어야죠.

달을 찾으려면.

간절한 마음이라면 움직이겠죠.

애절한 마음이라면 또 쓰겠죠.

달을 찾아 글을 비추고,
달빛에 비친 글의 그림자를 보며 한숨 쉬며 고칠 테죠.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달을 찾아 글을 쓰렵니다.

약속했으니까요.

글쓰기도 약속이잖아요.

나를 드러내자고 마음먹은 것을 실행하는.

해가 저뭅니다.

달을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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