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잠과 고립의 경계에서

by 글담

덩그러니 공중에 떠 있는 불빛.

소리는 사라지고 빛만 고요히 남았습니다.

그 불빛에 이끌려 물끄러미 등불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고요.

빛이 밝을수록 주위는 어둡습니다.

사진이 주는 묘한 느낌이죠.

덕분에 혼자라는 것을 더 실감하는 중입니다.


조용한 방에 홀로 앉아 있을 능력이 없을 때,

불행은 비롯된다고 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을 감당하지 못하면,

불행의 감정에 잠식당하고 만다는 뜻일까요.

가끔 홀로 있을 때,

침잠과 고립의 경계에서 헷갈릴 때가 있죠.


연말은 늘 그렇듯이 시끌벅적합니다.

이런저런 약속과 수다로 채운 시간이 지나갑니다.

어느새 슬슬 지치기도 하고요.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이 그리워지려 합니다.

한겨울,

삭막한 바람과 거리에 흩어지는 낙엽과 함께하는 시간과 공간을.


침잠을 그리워하는 것이겠죠.

스스로 고립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홀로 깊숙이 가라앉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싶은.

오래된 노래를 들어도 좋고요.

LP 음반의 흡집 난 소리를 곁들여서.


밤이 깊어질 때,

따스한 햇살을 그리워합니다.

한낮의 무료함이 지겨울 때,

짙은 어둠의 밤을 기다립니다.

마음이 이리저리 오가는 게죠.

겨울은,

그렇게 겨울은 흘러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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