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발걸음이 곧 자유이겠죠

by 글담

바다를 두고 높은 하늘 위에 동동 떠 있는 케이블카.

둥실 떠 가는 하늘길의 끝은 정해져 있습니다.

혹시라도 흔들릴까 봐 살짝 기대했지만,

사소한 긴장마저 느끼지 않을 만큼 편안해 보입니다.

우리 삶은 늘 흔들리는데.


인간은 우연과 망설임,

성급함과 잔 실수에 이리저리 휘둘리도록 만들어졌나 봅니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 해도,

인간은 흔들리는 발걸음으로 살아갑니다.

두꺼운 소설책을 덮었습니다.

일하는 동안,

틈틈이 읽는 시간이 꽤 걸린 장편 소설입니다.

한 사람이 인생의 3분의 2를 호텔에서 지내야만 했던 이야기입니다.

러시아 혁명 이후,

‘구시대의 귀족’이라는 이유로 백작은 호텔 연금을 선고받습니다.

그는 그가 쓴 것으로 알려진 시 한 편으로 처형을 면할 수 있었죠.


자유를 박탈당한 인간이 되려 삶의 품격을 완성해 가는 기나긴 이야기.

그가 보여준 자유는 이동이나 선택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해석의 자유였습니다.

흔들림 없이 살아갔다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의 좌충우돌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갈지자를 걷는 발걸음과 올곧은 그의 품성이 묘하게 엇갈립니다.


오늘도 머릿속은 분주합니다.

계획을 짜고,

해야 할 일을 가늠하고,

읽을 책을 고릅니다.

그래봤자 무슨 일이 생겨 바뀔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불안해하지는 말아야죠.

엇갈리는 발걸음을 곧 자유라 여기며 살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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