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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Aug 05. 2022

94_ 노후 준비 늦게 시작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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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면 너무 늦은 거 아닐까…?

새까맣던 머리카락이 하얘지기 시작하고 내 허벅지 아래에서 키재기를 하던 아이들이 중학교, 대학교를 졸업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쯤이면 아마 마주하기 싫어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자신의 노후를.


그리고 아마 늦은 거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 때 노후 준비를 시작하려 할 것이다. 늦은 나이만큼이나 무거운 걱정을 동반하고서. 근심·걱정은 노후까지 얼마 남지 않은 그 시간에 대한 불안감을 영양분 삼아 무럭무럭 자라게 된다. 내가 부모님의 노후를 준비하던 당시 내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집은 어머니 나이 50대 후반, 아버지 나이 60대 초반에 노후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80~90만 원이던 불로소득이 120~130만 원이 되었고, 아직 개시하지 않은 개인연금과 주택연금까지 계산하면 190~200만 원 정도의 불로소득이 가능하다. 비상금, 보험 모두 적절하게 마련되어 있어 비상시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거의 없어졌다.


어렵고 복잡한 투자는 없었다.

그저 아주 평범한 소득과 방법만 가지고 만들어낸 나름대로 안정적인 노후다. 경비 일을 하시는 아버지와 간헐적으로 일하셨던 어머니의 소득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서민 아파트 한 채로 해낸 일이다.


누구나 하는 일과 20년 만에 마련한 집 한 칸으로 일궈냈다. 물론, 거기에는 알뜰한 삶, 절약이 크게 한몫했다. 젊은 시기를 놓치고 경제적 능력을 높이지 않은 탓에 생긴 빈 부분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절약이라는 노력으로 채워야 했다. 그리고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 서른에 겪은 60대 노후 준비 > 여기 늦은 시기에 차근차근 노후 준비를 해낸 사람이 있다. 갑자기 소득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좋은 금융상품이 생긴 것도 아니고, 투자의 달인이 된 것도 아니면서 더는 노후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지 않는 소시민 가족이 있다.


그러니 시기가 늦었다고 너무 불안해하거나 걱정할 필요 없다. 누구든 지금부터라도 하면 된다. 나는 늦은 시작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누군가의 근심·걱정을 아주 싹뚝 잘라버리기 위해 우리 집 이야기를 썼다.


“지금 뭐라도 하면 된다. 정말이다.”


어쩌면 나는 당장 노후를 대비 능력은 없는데 시간은 자꾸 흐르는 것이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전전긍긍하는 분들에게 이 한마디를 하고 싶어서 글을 썼는지도 모른다. 가난에서 멀어지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그냥 오늘 죽어버릴까?’ 하는 고민에서 벗어나 ‘이 정도면 살만하네~’ 한마디로 살아갈 수 있다. 가난에서 벗어나면 길가에 핀 꽃도 보고~ 무더운 밤 바삭한 치킨에 시원한 맥주 한 캔 들이키며 소소한 행복 정도는 푸짐하게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그러니 부디 노후 준비를 늦게 시작한다고 겁부터 먹지 말자.

노후 준비할 돈이 넉넉하지 않다고, 나이가 많다고 좌절할 것도 없고 포기할 필요도 없다. 준비를 하는 동안 씁쓸하고 지칠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는 욕심을 버리고 묵묵히 지금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내 인생을 위해서.

그러면 최소한 오늘보다는 나아질 수 있으니까.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이다.

오늘도 시간은 멈추지도 않고 혼자 잘도 가는 걸 보면 분명 또 눈 감았다 떴을 때는 한 살 더 먹었을 듯싶다. 나이 먹는 거 정말 순식간이다. 그러니 부디 이 1달, 1달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더 힘든 1년 뒤를 맞이하고 오늘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르니까 말이다.


부디 적은 노력의 변화가 작네 어쩌네 따지면서 시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이가 늦었네 어쩌네 하는 걱정도 하나 쓸모가 없다. 그냥 오늘부터 뭐라도 하면 된다. 당장 해야 할 일이 뭔지에만 집중하면서.


그게 내가 행복하게 잘 사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내가 노력하는 당신을 응원한다.


아자,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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