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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Aug 09. 2022

97_ 제일 나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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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후 준비를 할 때 가장 심각한 건 늦은 시기가 아니다.

정말 최악은 바로 늦었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게 제일 치명적이다.


조그마한 결실이 뭐 그리 도움이 되겠냐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바람에 맞게 되는 가난과 비참함의 강도는 세다. 여행, 맛있는 음식, 쇼핑 등 그동안의 생활방식을 한 번에 다 바꾸고 이전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할 만큼. 매일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쪼들리지 않았는데….’ 깨닫는 그 기분 상상이 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노후 준비에 데면데면하다가 전보다 더 가난해진 상태로 60대를 맞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에 노인 빈곤율은 3명 중 1명에 가깝고, 3명 중 1명이라는 숫자도 결코 작지 않은데, 그중 남은 2명이 모두 중산층 이상이라고 보기에는 가난한 서민도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리저리 계산해봐도 노후에 가난한 사람이 더 많다.


그나마 다행인 건, 어떤 상황에서든 가난을 피할 방법이 있다는 거다.

작더라도 좋은 노력을 꾸준히 하면 된다. 그럼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왜일까? 혹시라도 대가가 조그맣기 때문은 아닐까? 슬쩍 짐작을 해본다.


솔직히 빠듯한 월급에서 어떻게든 노후 준비를 한다고 해도 이 쪼들리는 생활을 벗어날 수 있을 거 같지가 않다. 그래 봐야 60대에 10억짜리 아파트에서 살 수가 없다. 10억에는 그 10억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법이지만 그건 못하겠고 그렇다고 겨우 한 달에 50만 원 정도 받겠다며 연금 마련하는 건 시시하다. 그런데 10억 자산을 가지고 잘 사는 이를 보며 속이 쓰린다. 도저히 저 위에 있는 사람들과 비스무리하게 살고 싶은 바람은 포기가 되지를 않으니 작은 노력은 더 하찮게 여겨진다.


제주도 놀러 가자고 하니 “해외여행도 아니고 제주도? 됐어, 나 안 가!”하고 집에서 돼지 목살 삶아 먹자고 하니 “스테이크도 아니고 돼지 목살? 됐어, 안 먹어!” 큰소리치는 꼴이다. 하지만 작은 결실을 무시하고 얻지 못하면 제주도는커녕 방콕 신세가 되고 돼지 목살은커녕 쉬어 터진 반찬에 밥한 끼가 될 것이다. 더 가난한 생활이다.


겨우 가난을 벗어나는 것이 성에 차지 않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라면, 중산층 정도의 목표를 갖는 건 어떨까? 부자는 어렵지만 그 정도면 구미도 당기고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은가??


근데 우습게도 이때 기본으로 해야 하는 게 바로 작은 노력이다. 절약하고, 비상금 마련하고, 연금 상품 고민하는 건 이때나 저때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마련해야 하는 자산의 크기가 좀 다르고 필요로 하는 노력한쪽이 더 많지만, 양쪽 다 작은 노력은 기본값으로 포함하고 있다.


결국, 어떤 목표를 정하든 작은 노력은 피할 수 없다.

그러니 이리 봐도 저리 봐도 그걸 안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많이들 작은 노력조차 포기한다. 그러니 큰 목표는 더 멀어진다. 결국, 중산층은커녕 가난을 피하기조차 어렵다.


한편으로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게 지금보다 가난이 심해져 봐야 얼마나 더 심해질까 하는 생각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우물 안 개구리나 하는 생각이다. 끔찍하게도 가난은 늘 지금 겪는 것보다 더 심한 레벨이 존재하고 있다.


소시민은 가난에 끝이 아니다.


허름한 1억짜리 집도 살기 고역스러운데 세상에는 무주택자도 있고, 고시원도 있고, 쪽방도 있고, 노숙도 있다.  언제든 더한 것이 있고, 또 있고, 더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지금에 위치에서 점점 더 내려가게 돼있다. 혹시 지금보다 더 낮은 곳이 있나 확인해보고 싶은가? 그게 아니라면 지금보다 더 내려가지 않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 겨우 한 계단을 오르는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말이다.


비참한 가난에 빠지기 직전이라면 거기서 한 발짝이라도 더 멀어질 수 있도록 뭐라도 해야 한다. 이때 우리가 취해야 할 건 포기가 아니라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설사 그 변화가 여유로운 삶이 아닌 좀 덜 가난해지는 삶일지라도. 늦었다고 가만히 손가락만 빨고 앉아서 자신을 더 가난해지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노력들을 꾸준히 하는 것, 그것만 해도 분명 가난에서는 벗어나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제발 작은 거 뭐라도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제일 나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주 잠깐 부모님 50대 후반, 60대 초반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상상을 해봤다. 아마 그랬다면 두 분 모두 60대인 지금까지도 비상금이 없어 절절매고 뭘 어떻게 해도 넘기 힘든 불로소득 150만 원에 참담한 기분을 느끼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겠지…. 오늘보다 가난한 삶? 아, 정말이지 단 0.1초도 떠올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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