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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May 29. 2022

62_ 불로소득을 다양하게 활용하지 않은 이유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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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불로소득 마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아래 3가지 정도.



① 각종 연금상품

국민연금, 퇴직 연금, 연금 보험, 연금 저축, 주택 연금 등. 연금상품의 대표적인 특징은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한 번에 받거나, 죽을 때까지 혹은 10~20년간 매달 따박따박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② 주식, 펀드, ETF, 리츠 등 각종 금융 투자 상품

금융 투자 상품은 시세차익으로 이득을 얻거나 종목에 따라 매달 혹은 1년에 1번 등 배당을 받음으로써 불로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다.


③ 부동산 임대소득

시세차익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고, 공실만 없다면 매달 따박따박 월세를 받을 수 있다.



이 3가지는 현재뿐만 아니라 노후에도 매우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지금 내 부모님 통장에 꽂히는 불로소득은 이중에 개인연금 하나뿐이다. 왜일까? 가난하면 할 수 있는 것이 그거뿐인 걸까?? 혹 잠시 이런 좌절감에 젖을 뻔했다면 살며시 그 좌절감 옆으로 빗겨 서기를 바란다. 우리 집에 연금만 있는 건 단순히 자금이 없다는 이유 하나 때문만은 아니니까 말이다.


빈곤한 경우에는 그 빈곤에서 벗어나 가난으로 올라서는 게 급선무라 다른 자산 마련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 가난한 보통의 소시민이라면 언제든 다양한 자산을 가질 수 다. 쉽지 않은 노력을 통해서.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것들을 시도해볼 기회는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연금을 해지하고 그동안 모은 돈을 보태서 목돈을 보태서 임대 사업을 하거나 부동산 경매를 이용해 돈을 벌거나 소액으로 주식 투자를 해서 소득을 내는 등 방법은 늘 있으니까.


사실 부동산 임대 사업은 탐이 좀 났다.

개인연금은 그동안 낸 적립금을 빼 쓰는 거라 적립금이 적으면 연금도 적고, 점점 원금이 사라져 더 이상 활용할 수 있는 목돈이 없어지니 아쉬운데 부동산은 다르니까. 따박따박 월세 받으면서도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원금 손해 볼 일 없고 집값 오르면 시세차익까지 생기지 않나. 그러니 대출을 이용해서라도 부동산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쉬이 사그라지지를 않는다.


주식이나 펀드 같은 금융투자는 어떤가?

하루 만에 20% 오른 가상화폐를 보면서 거기에 1,000만 원만 투자했어도 200만 원을 버는 건데~ 아쉬워하며 번 적도 없는 200만 원을 잃은 거 같은 상실감에 허 가슴을 쥐어뜯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집은 이것들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좀 복잡했다.

단순히 ‘돈이 없어서’아니었다.


부동산은 가지고 있는 현금이 적으니 대출을 이용한 갭 투자나 경매를 해야 하는데 거기서 손실이 아닌 소득을 내려면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 하루에도 몇 번이고 부동산에 들락거리며 시세를 알아보고, 호재를 잘 체크하고, 판매자와 구매자 간 줄다리기를 하고, 사기당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기에 선뜻 뛰어들지 못했다.


게다가 두 분의 나이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20~40대와 완전히 다른 60대라는 나이. 뭔가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면 복구하기 힘든 나이다. 빚을 내거나 없는 돈 있는 돈 죄다 끌어서 투자했다가 실패하면 단번에 빈곤의 나락으로 쑤셔 박히고 다. 


다시 새로 시작한다 해도 점점 약해지는 몸뚱이와 확확 좁아지는 경제활동 영역에서 적은 월급에 일자리도 구하기 힘든 시기에 제2의 인생 역전을 일으키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누구든 못 간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실제 합격하기는 참 어려운 서울대처럼 말이다.


보통의 사람은 60대에 한 번의 실패로 생활이 위태로워지고 만다. 대부분은 그 삶이 고생 끝에 성공했다는 사업가의 인터뷰가 아니라 비참한 노인네의 인생을 찍은 다큐멘터리가 되는 게 현실이.  


이외에도 대출을 받아 월세 놓을 집을 샀다가는 그 집값 내려갈까 걱정, 대출금 걱정, 공실 걱정, 세입자와 마찰 걱정…. 수많은 걱정과 원금을 잃으면 쓰러져 눕는 가족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금융투자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돈을 다 잃어도 생활에 타격을 주지 않을 만큼의 금액으로 하면서 용돈을 버는 정도로만 하고 있다.


“으이그, 실패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독하게 도전할 생각이 없으니 아직도 그렇게 가난하지! 부동산이나 투자의 위험을 이겨내야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건데 그걸 못하면서 무슨 노후 준비를 하겠다고!!”


아마 누군가는 이런 소극적인 태도에 나무라는 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을 손대지 않은 이유는 ‘노력하기가 싫어서’ 이 말 하나로 설명이 끝날만큼 단순하지 않다.


거기에는 추가로 가족 구성원의 경제 능력, 건강 상태, 성향부터 시작해서 하루하루 편안한 마음과 안정적인 미래 등 여러 사정이 얽혀있다. 그리고 나는 이것들에 균형을 맞췄다.


내가 부모님 노후 준비에 가장 최우선으로 여기는 건 미래를 위해 오늘을 완전히 희생하지 않고, 오늘도 평온하게 그리고 미래의 삶이 위태롭지 않게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고된 투자와 생길지 모르는 고소득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무리 대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과 노력을 택했다. 부모님이 현재와 미래 모두 큰 걱정 없이 소박하게 그리고 그럭저럭 무탈하게 살아갈 있도록.


물론, 이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 말하기는 싫다.

60대의 무탈함보다 좀 더 고생하고 70대에 편히 경제적 여유를 누리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살고 계신 친척분을 보면 그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그분은 여생 동안 여유롭게 살기는 영 애매하지만 그래도 생계 걱정은 없이 사실 수 있는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계신다. 경제적으로는 좋은 상황이다. 


지만 성인질병 2~3개는 기본에다가 고된 생활에 매일 힘들다, 아프단 말을 입에 고 사시면서도 일을 놓지 않으신다. 남들은 고생 좀 그만하라 한마디 던지지만, 그때마다 나는 당사자만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하기는 하는데 솔직히 그분이 지금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분에 안부를 들을 때마다 힘들어 죽겠다더라는 말은 있어도 “본인은 행복하데.”라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70대가 되시면 삶이 여유로워지실까? 

확신하기 어렵다. 재산은 그때도 마음 놓기 애매한 정도일 테니까. 하지만 난 그것보다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실까 봐 그게 더 신경이 쓰인다. 죽음에는 순서 없다지만, 60대라는 나이는 죽음에 가깝게 서있는 시기기는 하니까. 70대의 경제적 풍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도 지만, 살날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때에는 오늘에 행복, 평온함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답은 없다.

그저 자기 삶에 무엇이 더 행복한지, 어떤 부분까지 감당이 가능한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고민해보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하나씩 이뤄나가면 된다. 작은 노력이든 큰 노력이든 말이다. 일단, 우리 집은 작은 노력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써놓고 보니 아쉽다.

흥미진진한 대박 거리를 터트려 시선을 끌고 싶은데, 나의 얘기는 잔잔하다. 하지만 위험을 감당하고 도전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고, 그 위험에 도전했는데도 잘되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라.


많은 이들에게는 대단한 성공, 특별한 노력 없이도 가난에서 벗어나 충분히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60대 이후 지금 살고 있는 집 하나 겨우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인 상황에 필요한 건 보통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오늘도 묵묵히 이런 글을 쓴다.

대박이 아닌 것에 대한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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