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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Jun 18. 2022

74_ 노후 보험 해지해도 될까?

목차__ 下

● 보험 용어 TIP


- 보험료 납입 기간 : 가입자가 보험회사에 보험료를 내는 기간

- 중복보장 가능 여부 : 한 질병에 대해서 다른 보험 상품과 중복으로 보장을 해주는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 (ex. 내가 가입한 보험 상품 3개가 대장암에 대해 중복보장이 안 된다면 보험금은 상품 3개 중 1개에서만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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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해지, 50대 이후에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


해지하는 사정이야 다양하겠지만, 나이 들어서는 더 고심해서 없어도 괜찮은 것과 없으면 안 되는 것을 더 잘 구분하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보험은 질병·수술 이력이 있거나 나이가 많으면 가입이 어려워지고 비용은 더 비싸지기 때문이다. 20~30대와 50대의 보험료 차이는 1.5~2배 이상으로 보면 된다. 즉, 늙으면 보험 가입이 쉽지 않다는 거다.


“그럼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되지 뭐!”


지금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남은 생 10~40년 동안 쓰는 의료비가 1~59세 동안 쓴 의료비보다 더 많다는 조사 결과는 노후에 병원비가 훨씬 많이 들어간다는 걸 뜻한다. 더 적은 기간에 비해 비용은 늘은 거니까. 그 말은 노후에 한 번씩 터지는 병원비 규모가 적지 않다는 소리다. 60대 이후에는 가입도 어려운데 덜컥 해지했다가 덜컥 병이라도 걸리면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는 거다.


그러니 단순히 “병에 걸릴지 안 걸릴지 누가 알아? 그냥 다 해지할래!” 호기를 부려서는 안 된다. 젊은 사람들은 늙어본 경험이 없어서 정말 그럴까 쉽사리 믿지를 못하고 쉽게 보험을 해지하는데 그건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다. 60세 이후 병원비 증가는 실제 주변에서 너무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니까 말이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보험을 아예 해지하지 않을 수는 없다.

보험료 부담,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혜택들 정리, 보장 다시 한번 점검하고 수정하기 등 해지가 필요한 순간들도 있다. 그럴 때는 보험 내용을 다시 한번 샅샅이 살펴보고 결정하면 된다.


질병에 대한 진단자금이 너무 적은 건 아닌지,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객센터나 보험담당자님에게 꼼꼼히 살펴보고, 옛날 보험 상품은 지금 판매되지 않는 보장 내용이 정말 좋은 것들도 종종 있으니 잘 확인해봐야 한다.


몇 년 전, 나도 부모님의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 싹 다시 가입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근데 막상 보험 가입은 나이가 많아서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 내용이 별로인 보험을 해지하자니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거라도 있으면 보탬이 될 거 같고…. 무엇보다 새로 가입하기 어려우니 보장이 부실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게 낫다 싶고 그동안 낸 돈도 적지 않아서 쉽게 해지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머니 보험 중 너무 해지하고 싶은 상품이 있었다.

하나는 연금상품이었는데 보험료가 10만 원짜리라 부담이 많이 됐다. 근데 보험료 납입 기간이 완료돼서 지금 건은 추가 납입이고 비과세 혜택까지 되면서 언제든 연금으로 받을 수 있길래 나중에 노후 생활비로 써먹기로 했다.


그리고 2개는 보장성보험이었는데 그중 A 상품은 치매 보험이었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실 일은 없다고 믿기 때문에 해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근데 어머니가 최소한의 대비는 했다는 생각에 걱정을 조금 더시는 것 같아서 해지하지 않았다.


B 상품은 보험료가 35,000원인데 다른 상품과 보장 내용이 중복되는 게 많고 납입 기간보다 보장 기간이 길지도 않아서 해지하고 싶었다. 이걸 해지했을 때 생기는 문제는 진단자금을 조금 덜 받게 되는 것뿐인데 이건 그동안 마련한 비상금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라.


근데 이게 만기가 2023년이고 만기환급금이 나오길래 그냥 저축 겸, 혹시 모르는 상황에 진단자금도 더 받을 수 있으니까 놔두기로 했다. 만기가 한참 남았다해지했겠지만,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동안 이 35,000원 흐지부지 생활비로 써버리는 것보다 여기다 쓰는  나 같았다.


결론적으로 당시 상품에 변동사항은 없었다.

그러다 올해 뇌혈관 질환에 도움이 되는 보험 가입이 필요하게 되면서 총보험료가 부담되어 A를 해지하게 됐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가족력과 혹시 모를 미래와 A가 없을 때 생길지 모를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 보험 내용과 비용과 기간, 60대라는 어머니의 나이 등 2달을 넘게 고민했다. 그러다 이건 당장보다는 나중에 가입해도 괜찮겠다는 결론이 나서 해지를 결정하게 됐다.


노후 보험은 가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해지도 신중해야 한다.

보장 내용과 보장 기간, 보험료를 내는 기간(이하. 납입 기간), 중복보장 여부 등 여러 가지를 매우 꼼꼼히 따진 후에 결정해야 한다. 한 번 놓쳤다가는 남은 생 병원비 보장이라는 어마어마한 혜택과 영영 이별하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해지는 이런 모든 것들을 천천히 다 살펴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








* 노후 의료비 증가 관련 기사 :

https://magazine.hankyung.com/money/article/20210121195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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