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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Jun 26. 2022

79_ 60대 노후 소득,  노후 일자리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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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월급 : 197만 원

- 어머니 월급 : 평균 75만 원

- 국민연금 : 74만 원

- 기초 연금 : 12만 원

- 아들이 주는 용돈 : 20~30만 원


=  총소득 378~388만 원 (1,000원 단위에서 내림한 금액)



2020년 겨울, 우리 집 소득이다.

경비 일을 하시는 아버지 월급과 국민연금, 그해부터 받기 시작한 기초 연금 덕분에 소득 300만 원을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 뜨문뜨문 도배 일을 하셨던 어머니의 수입은 보통 월 75만 원으  분 근로소득은 272만 원이다.


당장은 문제가 없고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하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끊길 수 있는 처지다. 60대의 근로소득은 쉽지가 않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은 대체인력이 남아돈다. 심지어 갈수록 경비일을 하겠다는 젊은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하니 매일 조마조마하다. 회사와 주민은 기왕이면 젊은 사람을 선호하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툭하면 비용 절감하겠다며 근무자 수를 줄이고 CCTV 달겠다고 하는 판이다. 그러다 보니 일단 오늘은 무사하지만 내일은 실직할지 모르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게 아닐까 불안해하며 산다.


그나마 아버지는 아직 건강하신 편이다.

관절이 좀 아프고 쉬엄쉬엄 일하지 않으면 몸이 버티못하시지만, 그래도 경비 일을 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으실 정도는 된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가 경비일 말고 취직하실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가끔 아버지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당신이 갈 수 있는 일자리를 살펴보고는 하시지만 딱히 없다. 아버지를 받아주는 회사는. 이젠 경비일 외에는 청소 업무나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노인 일자리 정도가 가능한데 그것 가지고는 노부부의 한 달 생활비를 벌 수가 없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다른 일 뽑힐지 확신하기도 어렵다. 노인 인구는 늘고 취업이 어려운 요즘 아버지보다 더 젊은 대체인력은 넘처난다.


어머니는 뇌졸중으로 한 번 몸이 시원찮아지시더니 그 뒤로 이전 체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계신다. 해서 최근 도배 일을 안 하신지 반년이 지났다. 근데 꼭 뇌졸중 때문이 아니더라도 60대 중반을 향해 가시면서 도배 일은 점점 어려워졌 듯하다. 그전에 이미 어머니의 체력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었으니까. 어머니는 지금도 가끔 몸을 덜 쓰는 요양보호사 일이라도 해볼까 기웃기웃하시지만 외출 한 번 다녀오시면 그 마음을 접으신다. 장 보는 것도 힘들어하시는 요즘이다.



대기업에서 능력 있는 직원으로 인정받는다던 30대 반에 지인이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 얘기를 들었다. 지금 회사에서 날고 긴다고 해도 막상 이른 은퇴 후 사회로 나가면 지금에 연봉은커녕 취직도 어렵다며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거라고 했다. 현실을 너무도 잘 직시하는 그의 현명함에 놀랐다. 나는 부모님에 삶을 겪고 나서야 안 사실을 똑똑한 젊은이들은 그냥도 아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직도 60대가 되지 않은 몇몇 사람들은 치열한 정도가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드문 노후의 현실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럴 때는 주변에 노인들을 둘러보기를 바란다. 대기업 다니든 사람, 전문직 다니든 사람, 머리 좋고 돈 좀 벌었다 하는 사람 다들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사시는지. 


막상 나이 먹고 사회로 나와보면 능력 있고 나이 든 사람을 모셔가려는 곳이 드물다. 더 젊고 똑똑한 사람들은 차고 넘치고 오랜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와 경험치는 매일 필요한  아니다. 흔히 우리가 괜찮다 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나이 든 사람을 밀어낸다. 이건 기분 탓도 아니고 통계청 자료를 참고해서 떠드는 말도 아니다. 어딜 봐도 너무도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일 뿐이다.


물론, 나의 미래가 지금 정해져 있는 건 아니어서 5년 뒤에 상상도 못 했던 창업으로 노후까지 취업 걱정 없이 돈만 잘 벌 수도 있고, 잘 나가는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고, 투자가 대박이 날 수도 있다. 그러니 지금은 비록 소시민일지라도 노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본인이 현재 좋은 여건이라면 이런 걱정 하지 않고 거기에 맞춰서 노후를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노후에 생활비 이상의 수입을 벌면서 크게 돈 걱정 안 해도 되는 사람들은? 소수다.


미래에 내가 그 소수가 될 거라고 혼자만 확신하고 미리부터 거기에 맞춰서 미래를 상상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짓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들에 일자리는 부족하고, 그나마 일자리를 잡은 60대 이상의 사람들은 수입이 빠듯해 생활이 어렵다. 그런 노인들이 거의 노인 인구에 절반을 차지한다.


그래서 자꾸 나라에서 노후에 제2의 직업을 찾아라~ 누누이 이야기하고 또 하는 것이다. 노후에 직장 잡는 게 너무 어려우니까. 그리고 슬프게도 일이 있어도 생활이 확 나아지지는 않으니까 불로소득 잘 마련해놔라 하는 거고. 거기다 월급이 그럭저럭 괜찮아도 노후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걸로 노후를 대비를 해야 하니까 또 생활이 쪼들리는 거고. 우리 집처럼 말이다. 


일단, 지금은 지금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노후를 예측해야 한다. 

지금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미래가 현재보다 어렵다는 사실은 이런 글을 보지 않아도 현실만 직시하면 알 수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 그것만 제대로 알아도 노후에 대한 안일한 태도는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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