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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Jul 17. 2022

86_ 노후에 빚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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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빚이 없었다.

60대가 되신 부모님에게는.


지금까지 ‘빚’에 대한 이야기하지 않았다.

빚이 없었기 때문이다. 단 한 푼도. 그동안의 큰 빚은 지금 사는 집을 마련할 때, 두어 번 정도 있었던 자가용을 구매할 때 있었는데 다 갚은 지 오래되었다. 자가용은 없는지 25년이 넘었고, 1천만 원 정도 남아있던 담보대출은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갚았다. 


그 외에 남한테 크게 돈을 꾼 적이 없고, 과소비하는 일도 없고, 신용카드 할부도 없다. 그래서 빚이 0원인지는 꽤 오래되었다. 그리고 빚이 없다는 것, 이건 부모님의 노후를 살피면서 가장 다행이라고 여겼던 점이다.


만약, 빚이 있었다면 비상금과 연금지금 액수에 도달하기까지 더 긴 시간이 걸렸을 테니까. 거기다 빚을 갚느라 부족해진 생활비로 인해 보험지금보다 빈약하게 가입했을 거고. 그럼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지금보다 더 쪼들리는 생활이 더 오래 지속됐을 것이다. 빚은 단순히 자금 마련, 보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당장 내가 살 옷, 오늘 점심 메뉴, 매일 마실 생수에까지 영향을 미치니까 말이다.


돈을 모으기는커녕 빚을 갚느라 일주일에 1번 하던 외식마저 포기하고 부모님이 아프실 때마다 돈 걱정에 한숨 푹푹 내쉬며 불안해하는 그 비참한 상황을 더, 더, 더 오래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막말로 그러다 누구 하나 아프기라도 하면 빚 갚으랴 병원비 대랴… 자금 마련의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고 더 긴 세월을 지독한 가난에 절어 살아야 한다. 최소한 빚을 다 갚을 때까지는.


부모님의 노후 준비를 시작한 지 5~6년 정도 되었다.

그동안 1,000만 원 가까운 비상금이 마련되었고 어머니의 보험은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가입해두었다. 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셔서 기존에 있던 것과 실손의료보험만 유지하는 바람에 좀 부실하긴 하지만 비상금이 있으니 크게 불안하지는 않다.


만약 빚이 3,000만 원… 아니, 1,000만 원만 있었어도 지금에 안전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아마 최근에 겨우 빚 0원을 달성하고 이제야 자금 1부터 쌓아가고 있을 텐데. 아, 이런 건 정말이지 상상하기도 싫고 글로 남기는 것도 싫다…….


때와 늙었을 때의 빚은 다르다.

젊을 때는 빚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서민일 경우 학자금 대출, 전세대출은 기본이니까. 하지만 다행인 건 그래도 그때는 일해서 돈 벌 능력(ex. 젊음)이 있어서 그것이 생계를 위협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빚을 갚는 데 10~20년이 걸린다고 해도 다 갚고 나면 나이가 30~50니까 미리 준비해서 노후에는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일을 구하기가 어렵다.

그 말은 즉, 빚을 갚기가 꽤 어렵다는 뜻이다. 거기다 빚을 다 갚은 후에는 이미 노후에 진입한 상황. 요즘 장수가 기본이라고 하지만 재무상태가 안전권에 돌입할 때까지 살 수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려운 시기인 것도 사실이라. 노후에 빚은 상당히 위험하다.


재테크나 투자 관련 책이나 전문가들의 이야기에도 젊었을 때 부자가 되기 위한 빚을 권하지만, 노후에는 빚을 권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나는 노후에 빚을 권하는 전문가는 본 적이 없다. (투자에만 집중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그만큼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노후에 빚을 지는 것이.


그러니 만약 50대 중반 이후에는 빚이 있다면 빚부터 없애야 한다.

내게 소득을 가져다주는 투자에 관련된 좋은 빚 말고, 생활비로 쓰던 마이너스통장이나 손실 난 투자 정리하면서 남은 빚 등 내게 득이 되지 않는 나쁜 빚들 말이다. 이건 다 털어내야 한다. 60대에는 빚이 0원이 되도록.


빚은 노후에 안전을 위협한다.

그러니 되도록 만들지 말고 있는 건 정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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