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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Jul 21. 2022

87_ 3명 중 1명 노후 빈곤, 그럼 나는?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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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세 사람이 있다.

나, 그리고 친구 2명. 

그리고 이때 내게 의미심장한 문자가 하나 도착한다.


[첫 번째 예언 - 25년 후,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빈곤에 처하게 될 것이드아아~~~.   from 미래의 나]


발신자 번호 표시는 없다.

보내는 이가 미래의 나라니…. 순간 등줄기에 소름이 쫙 돋는다. 본능적으로 숨을 죽이고 조심스레 친구 둘을 쳐다본다. 이 중 한 사람은 빈곤한 삶을 살 게 될 거라니… 그게 대체 누굴까? 지금은 셋 다 고만고만한데 말이다. 60세가 되었을 때 이 카페에 앉아있지 못하는 1명이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한국 노인의 40% 이상이 빈곤을 겪고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OECD 자료 참고) 40%면 3명 중 1명 즉, 내 옆에 있는 두 사람과 나, 이 셋 중 한 사람은 노후를 빈곤하게 보낼 거라는 뜻이다. 그 말은즉, 카페에 앉아있던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휴가는커녕 당장 삼시 세끼 먹고살기 어려워 골골댈 거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나머지 2명은 어떨까?

그들은 노후에 일하지 않아도 생계 걱정이 없는 중산층 이상일까? 아니다. 앞에서 말한 빈곤에는 서민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빈곤은 서민의 삶보다 심각한 상태를 말한다. 맛난 반찬을 마음껏 사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반찬 살 돈이 없어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빈곤이다. 빈곤은 아주 기본적인 의식주가 위태로운 삶이다. 서민은 그 위태로움에서는 가까스로 벗어나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서민은 세 사람 중 몇 명일까?

남은 2명 중 일부다. 2명 중 일부라고 하는 이유는 그중 1명이 서민이라고 하면 남은 1명 즉, 30% 정도가 중산층 이상이 되는데 실제 중산층 비율이 그렇게 지 않다. 해서 3명 중 2명에는 커피를 사 마실 돈을 아껴야 하는 처지에 서민과 중산층이 섞여 있는 것이다. 상류층은? 그들은 우리나라에 10%가 안 되니까 이 3명에 들어있지 않다.


과연 나는 3명 중 2명에 속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해야 다. 만약, 지금도 카드값에 시달리고, 생활비 쪼들리고, 노후 자금은커녕 비상금도 없고, 고소득자도 아니고, 미래에도 고소득을 예상하기 어렵고, 자식이 나를 봉양하기 어려운 현실을 아는 상황이라면 2명이 아닌 1명에 가까운 거니까 말이다.


분명 40%는 60%라는 확률보다 낮다.

하지만 40%는 결코 희박한 가능성은 아니다.

까딱하면 내 것이 될 수 있는 확률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 확률에서 정확히 빗겨 날 수 있을까?

노후에 빈곤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이 확률을 5천만 명에 대입하면 나와 내 주변 사람들 모두 빈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상위계층을 총인구에 상위 10% 정도라고 한다면 대충 어림잡아도 500만 명이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깊은 유대관계를 맺는 인구수가 1만 명 미만이라고 칠 때 내가 그 범위 안에만 속한다면 나와 카페에 앉은 세 사람 모두 평생 윤택하게 사는 이들일 수도 있다.


근데 그 가능성이 현재를 바탕으로 따져봤을 때 몇 %인가…?

지금도 거기에 속해있지 않 미래에도 거기에 속할 가능성이 별로 없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지금 그럭저럭 별 탈 없이 산다고 해서 늙어서 자식들 도움 없이도 잘 살거라 안심하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건 좀 위험한 거 아닐까??


젊은이와 중장년층에도 중산층 이상보다 서민이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런데 65세 이후에는 3명 중 1명이 빈곤에 처한단다. 대충 이해를 돕기 위해 아무렇게나 말하자면 65세 미만에서는 10명 중 8명이 서민 이상이고 2명은 빈곤층이었는데, 65세 이후에는 10명 중 6~7명이 서민 이상이고 3~4명이 빈곤층이라는 거다.


20~50대까지 그럭저럭 괜찮게 살던 사람 중 일부가 빈곤에 처하게 된다는 얘기다.

갑자기 어디서 나이 든 빈곤자가 튀어나와 그 비율을 늘리는 게 아니라.


그렇다면 그 비율을 채운 사람은 누구일까?

친구일까, 아니면 나일까…?


한 번쯤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의 노후에 대해서. 훗날 1,500원짜리 커피 1잔 사 마실 돈이 없어서 카페에 오지 못하는 사람이 내가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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