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물,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

by 순진한 앨리스

우리 병원 원장님은 값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소소한 선물들을 대량으로 준비해 환자들에게 나눠주는 걸 좋아하신다. 올해도 어김없이, 작년부터 유행했던 ‘할머니 조끼’를 사서 환자들에게 나눠주셨다. 모든 환자에게 드릴 수는 없었기에 단골 환자나 생활보호대상자 환자들에게 조용히, 몰래 건네는 작은 배려였다.

그런데 어느 날, 50대 여성분이 병원에 들어와 말했다.

"여기 생활보호대상자한테 조끼 준다고 하던데요?"

순간 당황했다. 몰래 드린다고 했는데, 이미 소문이 퍼져 있었던 것이다.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고, 그분은 곧장 돌아섰다. 알고 보니 단골 환자 중 한 분이 "이 병원에 가면 조끼를 준다"는 말을 전한 것이었다.


그분은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적도 없었고, 단지 조끼를 받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처음엔 다소 뻔뻔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분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작은 물건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자 위로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다른 병원을 치료하러 다니고 이병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나 역시도 어떤 병원에서는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고 또 어떤 병원에서는 참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고 해도 모든 사람한테 인정받을 순 없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싫어하는 사람은 몇 명이라도 꼭 있는 법이다. 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상한 행동도 이해가 된다.

결국 누구라도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없다.

그날의 일을 통해 깨달았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낯설게 보이는 행동도 이해가 될 수 있다는 것. 작은 조끼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드러내고, 그 계기로 나에게는 다른 사람이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우리 병원 오는 환자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서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해버리지 않은 기회를 얻은 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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