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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Apr 13. 2021

왜 사람들은 한 회사를 2-3년 이상 다니라고 할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게 되는 생각들,지영킹의일사이트



왜 사람들은 한 회사를 적어도 2-3년 이상 다니라고 할까?


특히 쥬니어들이 이직을 해야 하나 갈팡질팡할 때, "짧은 경력들로 나열된 이력서가 될까 봐-" 고민을 많이 한다. 많은 이들이 거기에 대한 답으로 " 한 회사는 적어도 2-3년 다녀야 한다"라고 말을 하고.


물론 맞는 말이다. 너무 짧은 이력만 나열되어 있는 레쥬메는 아무리 맥락이 있다 해도 좋은 "첫인상"을 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너머에 쥬니어 때 하게 되는 '일'이라는 게 도대체 뭐길래?라는 본질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는 라떼 타령이 될 수 있음ㅋㅋ주의) 


나의 경우, 쥬니어 때는 실무를 최대한 많이 할 수 있는 조직이 어딜까? 를 두고 첫 회사를 결정했다. 그렇게 3년을 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겨우 알겠더라. 이 3년 동안에는 일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자감이 쌓였었다.


그러다가 2년 정도 더 일 하고 5년 차가 되었을 쯤에야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예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일 수도 있고,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는 걸 수도 있고, 그냥 온전히 새로운 일이라도 그럴 수도 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내가 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 + 그러니까 무리를 하지 않게 되거나 못 한다는 말을 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게 되더라.


그러고 나서 2년 정도 더 해보니 그제야 내가 하고 싶은 일,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할 수 없는 일이 구분되며, 그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와 함께 해야 하는지/무엇이 필요한지 보이더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첫 회사에서 최소 2-3년은 일해야지"라는 전제 안에는 그 기간에 한 일을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경력'으로 남기려면 그 정도는 필요하다, 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 정도 시간은 쌓여야 최소한 '내가 이러이러한 일을 할 수 있다' 정도로 역량이 길러짐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사람 밑에서 배우느냐, 자신이 얼마큼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느냐에 따라 이 기간은 더 짧아질 수도/길어질 수도 있지만 모든 조건을 차치하고 평균적으로 2-3 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통용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이직이 고민된다면 '이 회사에서 2-3년 쌓았나' 단순히 기간만 가지고 고민하기보다 '이 회사에서 신입으로서 (매니저로서, 대리로서,.. ㅇㅇ로서) 해야 하는/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했느냐'를 기준으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커리어를 시간(양)으로 설명하는 것과 깊이(질)로  설명하는 것 두 트랙을 동시에 보아야 한다는 거.



근데 나도 3년-5년-7년이 지나고 나서야 이게 보이기 시작했다. 즉, 한 두 달 안에는 알 수가 없고 "절대 시간"이라는 걸 들이부어야 겨우 보일랑 말랑 한다. 그러다 보니 더 '2-3년'을 강조하게 되는 것 같기도.


내가 생각하는 '안정감을 주는 조직'이란 이 시간을 기다려주는 곳이다. 허나 이건 내 기준이지 모든 사람/조직/상황에 적용될 순 없는 이야기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또 나중에..)



하여간 개인이/조직이 각자 어떤 기준을 갖고 있는지, 어떤 스테이지에 있는지, 어디까지 타협할 수 있고 어디까지 물러설 수 없는지 시시때때로 소통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적어도 한 명, 조직 안에서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적어도 한 명만 있어도 2년을 채울까 3년을 채울까 하는 고민은 몇 달이든 1년이든 2년이든 미뤄질 수 있다.


만약 '혼자서' 언제까지 이 회사에서 일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면 조직 밖에서 답을 찾기보단 내부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밖의 사람 10명의 말을 듣는 것보다 안에 사정을 잘 아는 사람 1명이 더 유용한 팁을 줄 것이니! (사실 이걸 제일 강조하고 싶었다. 요새 회사 밖에서'만' 답을 찾는 경우들을 많이 봐서...)




페이스북에 썼던 글인데 반응이 좋아서 기록차 브런치에도 옮겨봄.


ps. 이 글이 오랜만에 카카오 탭에 노출 되어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어요. 그런데 '한 회사를 2-3년 씩 안/못 다닌 사람은 어쩌란 말여?'라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또 이런 사람들을 위한 나름대로의 변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 글 읽기 : https://brunch.co.kr/@amandaking/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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