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영킹 Oct 19. 2021

자리가 사람을 만들까? 평소 리더십 훈련이 필요하다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베네핏 2탄 - 리더십 트레이닝!



우리나라 속담에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어느새 실력과 리더십이 키워져 있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하지만 전부 다 그럴까? 자격에 맞지 않는 자리에 앉아 여럿 괴롭히는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는 흔히 듣는다.


나는 '리더십'은 평소에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평소에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 자주 놓인다면, 그리고 작은 일부터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경험들이 쌓인다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멋진 리더로 성장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리더십 트레이닝'을 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 챡챡 승진하며 N 년 뒤에 리더가 되리라는 미래가 보이는 사람이라면 실무를 하면서 차근차근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하고, 또 좋은 사례 / 반면교사 해야 하는 사례를 보며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대표가 되어 있다거나, '어느 날 갑자기' 팀장이 되는 일을 겪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그럴 때 우왕좌왕하고, 사람들에게 데어 가면서 리더십을 체득하느니, 그러기 전에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커뮤니티 형 리더십'의 변화하는 시대에 더욱 잘 맞는 리더십 형태이다. 지금부터 '커뮤니티 리더십'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보겠다.




Part 3. 커뮤니티 리더십은 전통적 리더십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앞서 나는 2018-19년도에 페이스북 본사에서 진행하는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여했던 경험을 언급한 바 있다. 위 표는 그때 페이스북에서 받았던 교육 자료 중 일부이다. 


전통적 리더십은 결과에 치중하며, 그를 위해 지시하고 통제하고, 목적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다. 따라서 위계적이고 규율에 의거하여 조직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반면 커뮤니티 리더십은 관계 중심적이다. 관계 중심적이라는 말은 곧 타인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것을 지향함을 뜻한다. 또한 커뮤니티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기 때문에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협력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식으로 리더십이 발현된다.



실제로 내가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전 세계의 커뮤니티 리더들을 떠올려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이것이 곧 커뮤니티 리더십의 근간이라 생각한다.



(1) 커뮤니티를 운영하면, 비전이 뚜렷해진다.


첫째, 커뮤니티 리더들은 대체로 비전이 뚜렷하다는 특성이 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일은 굉장히 힘이 들고, 하지만 겉으로 봤을 때 티는 잘 안 나며, 무엇보다 '돈'이 되기에도 굉장한 시간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이유, 내가 꼭 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싶은 단 하나의 이유! 그게 커뮤니티의 비전이 된다. 



위 사진은 내가 운영하고 있는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의 비전과 미션이다. 


나에게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더 많은 스타트업 여성들은 어떻게 일하고, 또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 이 커뮤니티를 만들게 되었고, 그렇게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니 위와 같이 다듬어진 문장으로 나의 / 우리 커뮤니티의 비전과 미션이 요약되었다. 


이는 커뮤니티 리더 개인에게도 힘들고 지치는 순간에 버틸 수 있는 힘 즉, '소명'이 된다. 소명이 있는 리더와 없는 리더는 당연히 천지 차이일 수밖에 없고. 



(2) 커뮤니티를 운영하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된다.


커뮤니티 리더들은 대내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눌 일들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개인 SNS -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하여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서 멤버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안내하거나 공지하고, 개인적으로 오는 메시지들에도 응대하며, 커뮤니티 운영진들과 회의를 하거나 소통을 하기 위해 글을 쓰는 일이 많다.


뿐만 아니라 각종 외부 행사에 연사나 발표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물론 때로는 부담이 될 때도 있다. '내가 우리 커뮤니티를 대표하여 이야기해도 될까?'라는 고민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책임감 있게 이야기해야겠다', 다짐하며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다 보면 그 과정 자체가 리더로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함양하는 밑거름이 된다.


회사에서는 어떠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이런 대내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회사 밖 - 커뮤니티에서 평소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연마할 수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기회인 셈이다. 



(3) 커뮤니티를 운영하면, 언행일치 할 수밖에 없다. 


리더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언행일치' 아닐까. 특히 커뮤니티 리더만큼 본인의 신념과 평소 내뿜는 메시지를 일치시켜야만 하는 삶도 없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본인의 뚜렷한 비전을, 세상 사람들에게 글로서 + 말로서 전달을 그렇게 많이 해놨는데, 뒤에서는 그와 다른 행동을 한다? 이는 곧 커뮤니티 신뢰도 하락 = 커뮤니티 붕괴를 의미한다. 그래서 커뮤니티 리더들은 언행일치를 목숨처럼 여길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이런 거다. 내가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데 정작 창업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거나,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적이 없다면 이 커뮤니티에 들어오는 멤버들의 니즈와 고민을 이해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여행에 미친 사람들만이 '여행에 미치다'라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고, BTS를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ARMY'를 구성할 수 있으며, 농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I Love NBA' 회원으로서 활발하게 활동이 가능한 것이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커뮤니티 리더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 중 한 명이 Manal 인데, (사진 중 맨 왼쪽에 그가 등을 지고 서있다.) 


Manal은 무슬림 여성으로서 평생 히잡을 쓰고, 그런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 그녀는 Surviving Hijab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히잡을 쓰고 운동을 하고, 화보를 찍고, 파티에 가는 모습들을 올린다. 그런 모습을 보고 히잡을 쓴 다른 여성들이 힘을 얻고 자신의 삶을 긍정하며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데 한 발자국 나아간다.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도 있고, 몇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커뮤니티 리더는 본인의 비전을 끊임없이 말하고 행동함으로써, 결국엔 비전 그 자체가 된다. 그리고 그게 가장 강력한 커뮤니티 리더십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뭐야, 커뮤니티 리더십이라고 하는 게 그다지 특별하지 않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커뮤니티 운영에 적합한 완전히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리더십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 커뮤니티라는 장에서 더 빛나는 특성들이 있을 뿐이다.



세상엔 정말 많은 종류의 리더십이 있다. 독재적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 전략가적 리더십, 변화 유발 형 리더십, 팀 리더십... 그중 커뮤니티 리더십은 조금 더 Bottom-up 스타일의, 참여형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산업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우리를 둘러싼 외부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커뮤니티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능력은 개인의 리더십 트레이닝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회만 된다면 커뮤니티 안에서 평소에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 때로는 갈등이 있을 수도 있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과정이 리더로서 우리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