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fulness | 마음챙김]
"명상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습니다. 자세를 잡고, 호흡을 한 번, 두 번, 세 번 합니다. 자 이제 나의 호흡에 조금 집중해 볼까요? 숨 들이마시고, 숨 내쉬고."
Headspace 가이드라인의 음성이나, 명상을 지도하는 분들의 말을 들으면 명상은 머릿속에 모든 생각과 기분, 느낌을 다 쓸어줄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과 마음을 명상만 하면 다 정리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명상 과정에서 일어나는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요?
스으읍 하아아, '아까 화장실 다녀올 걸', 스으읍 하아아, '으으 집중하자', 스으읍 하아아, '내일 뭐 입지'
저처럼 호흡 한 번씩 할 때마다 자꾸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고, 생각을 억제하려고도 한다면,
사실 정상입니다.
마음은 언제나 움직입니다.
마음챙김 명상의 대가 존 카밧진(Jon Kabat-Zinn)의 저서에 나온 예시를 가져와 보겠습니다.
해안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바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다는 조류와 바람과 같은 자연 에너지에 의해 항상 변합니다. 휴양지의 바다처럼 잔잔한 파도가 치기도 하며, 비바람이 불어 흰 물보라를 일으키고, 태풍은 바닷물을 사정없이 휘몰아칩니다. 그러나 바닷속 10m만 내려가면 사실 표면에서 일어나는 역동성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잔잔하고 고요하며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우리 마음도 그러합니다. 마음도 주변의 상황이나 자극에 따라 요동치기도 하며 불쑥불쑥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릅니다. 그런 마음이 곧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깊은 바닷속 물결을 고요하고 잔잔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의 본질은, 마음의 본질은 고요합니다.
명상을 위해 자리에 앉은 10분 동안 우리는 요동치는 바다의 표면을 바라보는 과정을 지켜보면 됩니다. 그 지켜보는 시간이 1분, 2분 지나면 내 호흡소리가 들리고, 공기가 내 몸에 들어와 내 안을 채우고, 공기가 나가며 내 몸이 부드러워지는 것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그런 느낌이 단 1초라도 느껴지면 됩니다.
마음은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기본값입니다. 마음은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항상 돌아다니고 움직입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머릿속 일어나는 생각과 느껴지는 기분을 품어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공간이 생깁니다.
바다의 방대함과 넓음이 우리의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