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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몽드 Jul 07. 2019

마음챙김 심리학_2

[Mindfulness | 마음챙김]

마음챙김의 작동 원리




The Power of Mindfulness: What You Practice Grows Stronger | Shauna Shapiro | TEDxWashingtonSquare

출처: https://youtu.be/IeblJdB2-Vo


위의 동영상은 미국 Santa Clara University의 Shauna Shapiro 교수의 TEDx강연이다. 유튜브에 'mindfulness'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동영상이 나오는데 그중에 하나 발견한 영상이다. 120만 조회에 달하는 나름 유명한 강의다. 이 강의를 인용한 이유는 그녀가 임상심리 가이자 마음 챙김 전문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마음챙김에 대한 심리학 연구를 꾸준히 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Shapiro 교수는 심리학 기반의 마음챙김에 대해 연구하고 치료나 임상적 적용에 관해서 많은 저술을 남긴 사람이다.  최근 CV의 내용이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조금 의심이 가지만 그녀의 논문을 시작으로 몇 가지 중요 논문(예. 리뷰 논문, 인용수가 많은 논문)을 중심으로 마음챙김의  불교, 의학 관점보다는 심리학 관점을 탐구하고자 한다.





1. 마음챙김의 3가지 요소와 작동 방식


Shapiro 교수는 마음챙김을 구성하는 3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한다. 

Intention/의도

Attention/주의

Attitude/태도

마음챙김은 위 3가지 요소들의 매 순간순간 과정(moment-to-moment process)이다 (Shapiro et al.,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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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Intention)란 내가 왜 마음챙김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마음챙김을 명상을 하려는가? 각자 다른 목표와 의도가 있을 것이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에 대한 나의 의향, 의도를 정립하는 것이다. 목표의 종류나 범위는 관계없다. 그저 내가 왜 마음챙김을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의도를 가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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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Attention)란 나의 내면과 바깥에서 일어나는 매 순간을 관찰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나의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알아차림(awareness)과 일맥상통한다. 관찰, 바라봄과 같은 활동은 주의를 기울이는 인지 활동을 기반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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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Attitude)란 주의를 기울일 때 임하는 자세다. 경직되고 조급하고 시끄러운 정서 또는 상태에 있다면 온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내 안에 지금 어떤 느낌, 생각이 오가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가지고 개방적이고 다정한 자세를 지니는 것이 마음챙김에서 말하는 태도다.



따라서 마음챙김이란, 개방적인 자세로(태도) 나의 매 순간을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2. 재인식(Repreceiving)*

*perception의 한국어 번역은 '지각(知覺)'이지만 알아차림(awareness)을 강조하고 조금 더 익숙한 표현을 써서 이해를 돕기 위해 '인식'으로 썼습니다.  


마음챙김은 과정이다. 앞서 3가지 요인으로 구성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기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확장되고 깊어지는 변함이 있다. 그 변함은 곧 '관점의 전환(shift in perspective)'이며, 나의 인식을 인식한다는 점에서 재인식(reperceiving)으로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마음챙김은 끊임없이 인식하는 과정이다. 나의 호흡에 대한 재인식, 자기(self)에 대한 재인식, 어떤 생각 그 자체에 대한 재인식, 내가 그 생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인식하는 과정이 마음챙김이다.  




3. 추가적인 마음챙김의 작동 방식


마음챙김의 3가지 요인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좀더 세부적인 심리적 활동과 변화가 나타난다. Shapiro교수는 크게 4가지 작동 기제를 제시하였다. 

자기 조절 또는 자기 관리 (Self-regulation and Self-management)

가치 명확화(Value Clarification)

인지, 정서, 행동 유연성(Cognitive, Emotional and Behavioral Flexibility)

노출(Exposure)


마음챙김 과정에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생각이 나고 느낌이 드는걸 내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마음챙김으로 그 복잡함에서 잠시 떨어져 관찰하는 순간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조절(self-regulation)하게 된다. 마음챙김으로 일어나는 지속적인 재인식은 내가 진짜로 추구하고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해 준다(value clarification). 왜냐하면 마음챙김은 곧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알아차림에 옳고 그른 판단은 없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식한다. 있는 그대로 인식할 때, 우리는 내면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reactivity) 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불안은 우리를 걱정하고, 떨리고, 긴장하게 만든다. 그러나 불안을 인식하게 되면 앞서 반응이 약해진다. '아 내가 불안을 느끼고 있구나' 말 한마디로 기존의 인식과 느낌 그리고 행동이 조금씩 변할 수 있다. 나중에 다시 불안을 느끼더라도 재인식의 과정은 자동적인 반응 대신 심리적으로 유연하고 여유롭게 대응을 하도록 돕는다(cognitive, emotional and behavioral flexibility). 마지막으로 알아차림, 재인식은 자신을 특정 경험에 노출시킨다(exposure). 부정적 경험에 대한 반응을 완화하는 방법으로서 그 경험을 점진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시키고 둔감화하는 기법은 심리 치료에서 자주 쓰인다. 마음챙김 또한 나의 있는 그대로의 경험을 알아차리고, 반응을 떠나보내는 작업이 기본이 된다. 




4. 마음챙김 명상의 요소와 작동원리 - 신경과학 증거


마음챙김을 주제로 한 연구가 많아질수록 기존에 알지 못했던 점이 발견되고, 학자들 마다 지지하는 관점에 따라 같은 개념이라도 주목하는 특징이나 측정 방식에 차이가 발생한다. Hölzel과 연구자들 (Hölzel, Lazar, Gard, Schuman-Olivier, Vago & Ott, 2011)는 마음챙김 명상의 구성 요인과 작동원리에 대한 여러 관점을 종합해서 정리했다. 그들이 제시한 마음챙김의 요인은 크게 4 부분으로 구성된다. 또한 마음챙김 명상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와 신경생리적 반응을 다룬 연구결과를 함께 정리했다. 마음챙김의 신경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며 기존의 연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Hölzel의 연구는 심리학 관점의 마음챙김 연구를 잘 보여준다. 그 내용이 방대하여 일부분을 간략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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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의 조절 (Attention Regulation)

   : 대상(예.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고 유지한다. 주의가 산만해지고 다른 생각이 나더라도 다시 대상으로 주의를 돌려놓는다. 내면을 모니터링할 때, 전대 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부분이 활성화되며 주의를 유지하고 집중하는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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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몸 인식(Body Awareness)

   :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 집중의 대상은 자신의 내면과 관련된다. 몸에 대한 인식은 나의 호흡, 다섯 가지 감각처럼 나의 육체도 가능하고 나의 감정, 떠오르는 생각처럼 나의 심리와 정신도 포함한다. 다수 연구들에 따르면 뇌섬엽(insula)이 내면을 인식하고 판단할 때 활성화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명상을 8주간 하였을 때, 측두-두정엽 연접부(temporo-parietal junction)의 회백질 농도가 증가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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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정 조절 (Emotiona Regulation)

   : 현재 감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핵심은 '비판단적', '수용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에 대해 조절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인데, 감정을 조절할 때 실제로 전전두엽은 더 활성화되고 정서를 담당하는 변연계(amygdala)의 반응은 감소한다고 한다.

 

    3a) 감정 재평가 (Emotional Reappraisal)

        :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감정을 억누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챙김은 나의 감정을 관찰하고 '긍정적으로 재평가'하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 

* 그러나 마음챙김 명상을 하며 감정을 조절할 때, 우리가 감정을 재평가(reappraisal)하는 것인지 아니면 평가하지 않음(non-appraisal)에 가까운지 약간 논란이 있다. 한 연구에서 마음챙김 명상 중 고통을 떠올렸을 때 어떤 사람들은 정서적인 반응을 크게 보였고 이에 따라 감정을 조절하는 반응, 즉 재평가하는 인지 반응이 발생했다. 그러나 동시에 어떤 사람들은 전전두엽이 덜 활성화되었다. 연구자들이 추측하기로는 명상 숙련 정도가 감정 조절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명상 숙련자들은 초보자들보다 감정 자극에 더 수용적이고 포용적인 상태가 자동적으로 나타날 정도로 훈련이 되었기 때문에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인지 활동이 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이 내용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연구로 남겨두었다.


    3b) 감정 노출, 소거, 재공고화 (Emotional Exposure, Extinction, and Reconsolidation)

       : 현재 인식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과정이다. 생각과 상황에 그대로 노출시키고, 그것에 영향받도록 내버려두되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노출을 통한 행동치료처럼 마음챙김 명상은 공포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회피하고 거부하는 대신 그 감정에 자신을 노출시킨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공포와 연합된 기존의 기억이 소거되고 새로운 기억과 연합되어 재공고화되는 과정이 마음챙김 명상 과정에서 발생한다. 배옆 내측 전전두엽(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과 해마(hippocampus)의 활성화가 부정적인 감정의 소거와 높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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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기에 대한 관점의 변화 (Change in Perspective on the self)

    : 지속적인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서 메타 인식(meta-awareness), 내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인식을 인식한다'는 관점의 변화는 자신을 고정적이고 어떤 특성에 동일시(identificaton)하는 것에서 분리될 때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마음은 항상 변하며 그 변화, 움직임, 과정이 관찰자의 눈으로 알아차리게 된다. Shapiro 교수가 말한 재인식(repreceiving)과 같다.  내측 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은 자기(self)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처리할 때 활성화되는데,  명상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이 부분이 더 활성화되었다. 그러나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나 주관적인 자기 가치에 대한 활성화보다는 자기의 내부(introceptive)와 외부(exteroceptive)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확인하는 뇌 활동(뇌섬엽과 감각 수용 피질 활성화)이 나타났다. 







참고문헌

Shapiro, S. L., Carlson, L. E., Astin, J. A., & Freedman, B. (2006). Mechanisms of mindfulness.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62(3), 373-386.

Hözel, B., Lazar, S., Gard, T., SchumanOlivier, Z., Vago, D., & Ott, U. (2011). How does mindfulness meditation work? Proposing mechanisms of action from a conceptual and neural prospective.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6(6), 537-559.




*본문에 쓰인 영문 번역어는 한국심리학회 홈페이지 내 '심리학 용어사전'의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일부 생소한 뇌 부위 용어는 네이버, 구글을 검색하여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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