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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몽드 Jul 10. 2019

호흡을 집중적으로 알아차리는 2가지 방법

[Mindfulness | 마음챙김]


Headspace의 마음챙김 명상은 기본적으로 '호흡 명상'입니다. 나의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이지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호흡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생각, 느껴지는 기분, 감각을 바라보고 알아차리면서 그 생각, 기분, 감각에 휩쓸리지 않고 내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Mind always wanders' 글에서 작성한 것처럼 우리의 마음은 항상 움직이고 파도칩니다. 그 파도를 알아차리고, 파도를 스쳐 가게 내보냅니다(let it go). 그렇게 나의 생각과 느낌을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나의 숨소리, 나의 폐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것으로 돌아옵니다(coming back to breath),



그런데 명상을 하다 보면 종종 숨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폐가 확장되고, 숨을 내쉴 때 폐가 수축하며 몸통이 계속 움직이는데 그 움직임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숨소리와 몸의 움직임을 자세하게 느낄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우연히 호흡을 집중적으로 알아차리는 2가지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엎드린 알몽이


첫 번째 방법은 바닥에 엎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명상을 할 때 보통 정자세로 앉습니다. 종종 바닥에 누워서 할 때가 있어도 등을 바닥에 대고 눕습니다. 공통적으로 몸의 앞면이 막혀있지 않습니다. 정반대로 해보면 어떨까요?

바닥에 배를 대고 엎드립니다. 이마를 바닥으로 하거나 이것이 답답하면 고개를 돌려 뺨을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코로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세요. 내가 들이마신 숨이 나의 몸통을 들어 올립니다. 이번엔 숨을 몽땅 다 뱉어내 보세요. 폐를 가득 채웠던 공기가 서서히 빠져나가면서 내 몸이 바닥에 붙습니다. 이마를 대고 엎드려 있다면 숨소리가 바닥을 치며 올라와 소리가 더 집중되어 들립니다. 뺨을 대고 엎드려 있다면 한쪽 귀가 바닥에 닿아 마치 헤드폰을 낀 마냥 숨소리가 더 명료하게 들립니다. 가끔 내 호흡에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저는 바닥이나 침대에 엎드려 잠시 호흡합니다. 엎드린 상태로 명상을 하는 것은 그리 좋진 않습니다. 그러나 소리와 몸통의 움직임을 더 자세하게 관찰하고 느끼기에는 괜찮은 방법입니다.



물 위에 누워서 떠 있는 알몽이.


두 번째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핵심은 머리를 뒤로 젖혀 귀를 물속에 담가야 합니다. 목욕통에 물을 받아 상체를 푹 담가 좋고, 수영장에서 천장을 보며 누워있는 자세가 제일 좋습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저는 종종 집 근처 수영장에 갑니다. 사람이 없을 때 가면 수영장 한 레인이 텅 비어 있습니다. 배영을 하듯 물 위에 누워봅니다. 물에 내 몸을 맡깁니다. 내 몸이 물 위에 떠 있는 나뭇잎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물의 움직임에 따라 내 몸도 살살 흔들립니다. 몸이 안정적으로 떠 있다면 이제 숨소리에 귀 기울여 봅니다. 오직 들리는 소리는 제 숨소리뿐입니다. 물결치는 소리도 간간히 들립니다. '수우읍, 푸후후.' 공기가 내 안에 들어오고 나가는 소리가 온몸을 감쌉니다.

소리에 집중했다면 이제 내 몸통을 좀 더 느껴봅니다. 숨을 들이쉴 때는 몸이 수면 위로 더 떠오릅니다. 가벼워집니다. 몸이 마치 부표 마냥 물에 둥둥 뜹니다. 숨을 내쉴 때는 몸통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무거워집니다. 빠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잠시 다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몸이 가볍게 떠오릅니다. 호흡 만으로 내 무거운 몸이 깃털처럼 움직인다는 게 신기합니다.




엎드리거나 물 위에 누워 있는 자세는 평소에는 잘하지 않는 자세입니다. 정면을 향해 앉아있거나 등을 대고 눕는 자세는 자연스럽고 익숙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 하지 않는 자세는 낯설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힘이 들어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음에서 호흡이 더 명료하게 느껴집니다. 가끔은 나 자신을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새로움과 분명함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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