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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몽드 Jun 27. 2019

관(觀): 나를 보다

03.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 살아왔나 보다


'이건 아니다'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은 후에, 그다음 소리가 들렸다

'내가 원하는 게 뭐지?' 


또 다른 소리들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이게 아니면 뭐가 맞지?', '뭐가 하고 싶어?', '왜 하고 싶어?', '안 하면 뭐해?'




처음이었다. 그저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고 그것을 열심히 하면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은 1인칭 관찰자 시점이었다. 그저 보이는 것에 집중했다. 간혹 어떤 온라인 게임 영상을 보면 내가 캐릭터를 조종하고 그 캐릭터가 곧 나지만, 보이는 것은 바깥세상뿐이다. 자기가 그 게임에서 어떻게 뛰어다니고,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떤 표정을 짓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삶의 주인은 나인데 실제 내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어떤 모습을 하는지 나는 모르고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주어진 일에 성실한 것이, 내가 그 일을 원하고 즐거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내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반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 번쩍 들었다.




내면의 신호를 무시하고, 그렇게 살다 보니 나에게 주어진 일에 작은 문제나 위기가 발생하면 그 문제의 원인을 탐색하기보다는 어찌 되었든 응급으로 그 문제를 덮어버리는데 급급했다.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 현재,

오로지 내 안의 소리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야지 본질적인 나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야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야지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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