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fulness | 마음챙김]
일상의 여러 조각들이 한 곳으로 모이며 하나의 완전한 형태, 단 하나의 메시지를 향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조각들의 시작에는 이 질문이 있었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
Headspace 명상 동기(motivation) 코스를 시작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으로 '없던 동기나 활력을 만들어내는 것인가?'라고 생각하며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동기라는 말을 쓰는 상황을 떠올리면 1) 목표가 있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2) 필요성이나 당위 감이 있습니다. 따라서 '동기가 생긴다', '동기 부여받다'라는 말은 종종 목표를 '성취해야 한다'라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동기는 명시적이고 계획적인 실행 이전에 ‘느껴지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이건 해야겠다!'라는 동기부여를 받았다면, '해야겠다'라는 표현 이면에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힘, 에너지가 동기인 것입니다. '이건'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대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에너지를 느끼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
마음챙김 명상을 통한 동기는 열정에 기름 붓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습니다. 자신을 반성하고 자극하지 않습니다. 그저 현재 자신이 가장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떠올리게 하고, 그 생각 속에서 내면의 변화와 느낌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목표를 명료하게 하고, 그 목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분명하게 느끼고 알아차리는 것이 이번 동기 코스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물음에 온 감각과 마음으로 응답하는(말로 대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
하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응답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질문이 꼬리를 물며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도대체 뭘까?', '나는 취업을 원하는 것일까?', '나는 명상가가 되고 싶은 것일까?', '글쟁이가 되는 것일까?', '나는 뭘까?', '왜 이렇게 까지 살아야 하는가?' 마음이 심란해지고 요동쳐, 잠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명상으로 될 일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단숨에 사 읽었습니다. 톨스토이의 중편 소설입니다.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죽어가는 자신을 보며 역설적으로 인간의 본성과 살아감에 대해 가슴 아프게 파고듭니다. 죽음 앞에서 가장 두렵고 고통스러운 것은 삶이 끝난다는 사실이 아니라, '고독'입니다. 고독 앞에서 인간의 본질이 드러납니다.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을 진심으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보았을 때 비로소 고독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사랑, 화해, 용서, 측은지심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없지만, 결국 인간의 본질은 '그 마음'에 있고, '그 마음'이 죽음만큼 확실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줬습니다.
-
<How I met your mother>라는 미국 시트콤을 보게 된 것도 얼마 전 일입니다. 주인공 테드의 친구 릴리가 자신의 집이 하루아침에 중국 요릿집이 되면서 좌절합니다. 자신의 공간은 사라졌지만, 릴리에게는 사랑하는 친구들이 곁에 있습니다. 마지막에 친구들과 함께 중국집이 돼버린 옛집에서 만두를 먹으며 이야기를 합니다. "인생은 변화로 가득하지. 어느 날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가도, 다음 날 그곳이 만둣집 될 수 도 있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아. 변치 않는 중요한 것들을 위하여!"
-
<겨울왕국 2>로 다시 돌아온 주인공들은 아늑한 왕국에서 평화롭게 지내지만, 시간이 흘러 계절이 변하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평온함을 헤치는 변화는 두렵지만, 안나는 올라프를 꼭 껴안으며 노래를 부릅니다. "Some things never change. Like I’m holding on tight to you." 포옹이 주는 따뜻함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에서 '것/대상'을 찾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것/대상'은 성취를 해야 하는 목표였습니다(예. 일자리를 구한다, 교육을 받는다 등). 물론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할 수 도 있었지만, 최근 1달간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이반 일리치, <How I met your mother>의 릴리와 친구들, <겨울왕국 2>의 주인공들이 제게 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 것. 함께함과 연결됨이라는 가치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
그 분명하고 확실한 에너지가 느껴졌고, 제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부터 빛나고 있었습니다.
동기가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