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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로네 Jan 05. 2023

2022년 올해의 기록들


올해 가장 감사한 일 : 아이의 성장

지난 2021년 하반기는 사실 정말 힘들었다. 처음으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 줄은 알았지만, 상상이상이었다.

회사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하는 걱정은 사실 의미도 없었다. 육아의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므로.

하지만 올해 아이가 크면서 두 가지 큰 변화 덕분에 육아 난이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첫째는 잠들고 잘 깨지 않는다는 점. 재우고 나서도,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준비할 때도 자주 깨서 엉엉 우는 바람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쭉 잘 자고 설령 깨더라도 소리높여 울지 않게 되었다.

둘째는 외출해서 유모차를 잘 쓰게 된 점. 한참을 외출할 때마다 걷기도 싫고, 유모차도 싫다며 (엄마가) 안고다니라는데 온몸이 지치고 그러면 내 멘탈도 나가기 일쑤였다.

이제 주말에 외출할 때도 언제 안아달라고 할까?하는 걱정 안하고 좋은 곳에서 많이 놀아줄 생각만 해도 되니 주말이 반갑고 좋다.

그 외에도 아이가 말을 잘 하게 되면서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니 아이와의 시간이 예전보다 재미있고 더 많은 기쁨을 주어 행복한 한 해였다.


올해의 소비 : 디올 북토트 뉴스몰

제일 비싸서는 아니고 너무 잘 써서! (제일 비싼 것도 맞긴 함)

3월에 사서 매주 5 영업일 꼬박 들었다. 2022년 마지막 영업일에도!

요즘도 회사에 가면 예쁘다! 한번 들어보자!하는 사람들이 있는걸 보면 2023년에도 계속 잘 들고 다닐것 같다.

작은 키에 맞게 컴팩트하면서도 책 한 권 혹은 아이패드를 딱 맞게 넣을 수 있는 크기라 출퇴근길에 뭔가 하기 딱 좋다.


올해의 드라마 : 나의 해방일지

올해 참 재미있는 드라마를 많이 봤던 것 같지만, 오래 여운이 남기로는 이 드라마를 이길 수는 없을 것 같다.

무기력하고 답답한 인생이라도,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라는 것.

2023년도 반짝반짝하는 순간을 차곡차곡 채워나가서 나를 일으켜주자.


올해의 여행 : 3월 제주도

올해 갑자기 말이 늘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의 결이 달라졌다.

어디가, 어떤 점이 좋았다는 피드백을 직접 들으니 더 귀한 추억이 된다.

더불어 제주도를 그렇게 자주 갔는데 이렇게 만개한 유채꽃을 본 것이 처음이라는 점도 참 좋았다.


올해의 책 :  자기 신뢰

나름 책을 30여 권정도 읽었는데, 다 괜찮은 구석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이거다 싶은 책은 없었다. 그나마 책의 메시지가 좋았던 것이 이 책.

결정을 어려워하지만 사실 내 안에는 결정이 있다. 그걸 내놓을 자신이 없을 뿐이지.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르면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지금 내 안에 있는 소리에 자신을 가지라고 당당히 말하는 책.

다소 번역이 아쉽고 종교적인 색채도 느껴졌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어, 연초에 읽은 이후 사무실 한편에 늘 꽂아두고 있다.


올해의 영화 : 헤어질 결심

너무 식상한가? 나도 그렇다.

책과 함께 사실 5점 만점이라고 할 만큼 마음에 쏙 드는 영화가 없어서 아쉬운 한 해였다.

헤어질 결심은 높은 평점에 비해 도식적인 느낌탓에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후반부의 서래 연기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하여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였다.


올해의 순간 : 첫 필드에서 공을 띄운 순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에 조금 하다 만 골프를 다시 시작했는데, 연습장에서 공을 맞추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막상 필드에 나갈 약속을 잡고 나니 모든 스윙이 엉망이 되어서 직전 1주일간 악몽까지 꿀 정도로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지 모른다.

필드에서는 역시 땅볼로 시작했지만 몇 홀 후 (거리, 방향과 상관없이) 포물선을 그리는 공을 보는데 그 쾌감이란!

어린아이처럼 폴짝폴짝 뛰던 게 얼마만인가 싶었다.

일상에 크게 기뻐하고 크게 슬퍼하는 일이 적어지는데, 간만의 큰 기쁨이 낯설고 반가웠다. 이래서 어른이 되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나보다.


올해의 운동 : 필라테스

한껏 무거워진 아이를 안고다닌 여파인지 언젠가부터 당연스럽게 허리에 파스를 매일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파스도 효과가 없다는 걸 느꼈을때 큰일이다!싶어, 그야말로 살기위해 필라테스를 등록해봤다.

사실 예전에는 그저 필라테스가 유행이고, 헬스 같은거보다 쉬워보여서 했었는데 큰 효과가 있는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필라테스를 그것도 주1회 겨우 갈때가 많았는데도, 1-2달 지나고 나서 어느 순간 깨달았다. 지난 1주일간 파스를 하루도 붙이지 않았다는 것을.

조금의 스트레칭으로도 고통스러워하는 저질몸이라 수준은 매우 낮지만, 즉각적인 효과가 느껴져 그 어느 운동보다 신뢰하고 꾸준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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