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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딱 Nov 18. 2022

해외영업 - 속전속결, 끝까지 간다

캄보디아 수출영업 이야기

“바이어 반응이 아주 좋아요. 수출 될 것 같습니다.”



|미안한 바이어는 솔직히 말하지 않는다|


 캄보디아에서 바이어와 상담을 끝낸 한국 기업이 이런 얘기를 할 때면 걱정이 앞선다. 대부분의 캄보디아 바이어들은 멀리서 온 손님인 한국 기업에게 친절하게 대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제품, 품질, 가격 등 맘에 들지 않는 조건이 있어도 좋은 말만 하다가 나중에 메일로 교신하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으로 복귀해서 메일로 연락을 해도 회신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미팅 때 바이어 반응이 좋았는데, 메일을 보내니 회신이 없어요.’, ‘가격 리스트를 보내니 그 뒤로 회신이 없어요.’, ‘바이어가 보내준 제품정보와 가격표로 스터디를 하고 회신을 주기로 했는데 회신이 없습니다.’ 

 결국에는 한국 기업이 무역관에 부탁하여 바이어와의 연락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소수의 솔직한 바이어는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회신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해주지만 대부분의 바이어는 구체적인 이유를 대지 않고 바빠서 메일을 못 봤다 곧 회신하겠다, 메일이 들어오지 않았다 다시 보내면 체크해 보겠다, 내부적으로 의논 중이라는 핑계를 대며 결국에는 회신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기업은 짝사랑에 빠진 소년소녀처럼 한 번 더 연락을 해달라고 계속 부탁하는데 바이어에게 다시 연락하면 똑같은 핑계를 대거나 연락을 안 받는 경우가 많고 계속 연락하여 추궁(?) 아닌 추궁을 하게 되면 마침내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말해주게 되거나 혹은 바이어가 무역관과의 연락조차 끊어 버리게 된다.



|넌씨눈을 시전하는 바이어|


 이런 일련의 과정이 우리기업은 시간을 낭비하고 바이어 입장에서는 눈치 없는 기업과 무역관에 대한 짜증만 늘게 되어 미팅이 ‘너무’ 잘되었다고 하면 무역관 입장에서는 덜컥 걱정부터 되는 것이다.

 오히려 미팅 시 바이어가 너무 까다롭게 굴어서 힘들었다, 바이어가 물어보는 게 많아서 피곤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본론부터 들어가서 이상하다고 느꼈던 경우가 차후에 교신이 잘되고 거래 확률도 높았다. 그만큼 바이어가 전문성이 있고, 진지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즉흥적인 바이어|


 캄보디아 바이어는 즉흥적이다. 면밀한 시장조사 없이 교신 초기단계부터 구매를 할 것처럼 반응한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바로 거래가 진행되지만 중간에 바이어가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하거나 변심하는 경우 'No'라고 직접 말하거나 미안하다고 하기 꺼려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만날 땐 분위기 좋았는데 갑자기 연락이 끊기니 한국 기업입장에서는 정말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첫 만남이더라도 반응이 좋다면 기업이 수출 계약 단계까지 갈 수 있게 자연스럽게 미팅을 이끌어간다. 취급하는 품목이 다양하고 스펙이 복잡한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은 첫 만남에서 서로의 관심도만 확인하고 구체적인 수입 희망 품목에 대한 세부적인 스펙이나 가격은 메일로 보낸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나중에 연락하는 것으로 미팅이 흘러가면 마치 Kotra 직원인 내가 바이어인척 기업 담당자에게 어떤 스펙이 있고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고 바이어에게는 무슨 스펙에 관심이 있고 캄보디아 시장에 적합한지 물어보면서 서로 구체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게 유도한다. 



|Kotra, 중개인, 브로커 등 소개자를 최대한 활용해야|


 첫 미팅에서 너무 구체적이고 단도직입적으로 넘어 갈 경우 서로가 우려할 수 있는 경계심이나 어색함을 눈치 없는 Kotra 직원이 순진하게 물어봐 주면서 해소하는 것이다. 이해관계와 상관없고 중립적인 상대인 Kotra 직원이 물어보니 편하게 대답을 하게 되고 그 내용을 통해서 다시 기업과 바이어가 서로 노트북이나 계산기를 꺼내면서 더 구제적인 논의에 들어가게 된다.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내야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 일을 성급하게 진행 하냐고 반문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자주 캄보디아에 와서 바이어를 매번 직접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번 만나면 상황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상담을 해서 결론을 내는 게 중요하다. 서두에 말한 바이어특성 때문에 바로 결론을 내면 시간을 아끼고 불필요한 노력과 미련 없이 다른 바이어에게 집중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바이어의 피드백이다. 미팅을 끝까지 진행하게 되면 계약에 관여 된 모든 조건에 대한 바이어의 피드백을 바로 들을 수 있는데 계약에 실패하면 문제가 가격인지, 결제조건인지, 주문량인지, 품질인지 바이어가 중요시하는 거래에서의 우선순위 요소와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 할 수 있다. 이 후 다른 바이어를 만날 때 문제가 되는 사항을 보완한다면 다른 바이어와 계약할 확률이 높아진다.


 서로의 문화를 잘 모르기에 첫 만남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로 이견이 난무할 수 있는 여러 쟁점들을 초면에 논의하기에는 부담도 된다. 하지만 서로 비즈니스를 위해 만난 자리이고 자주 만날 수도 없으며 멀리서 찾아온 외국인이라는 전제가 있다. 필요한 예의를 갖추되 비즈니스는 속전속결로 끝까지 진행해야 성과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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