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다.
아침 출근길에 자기 몸보다 큰 가방과 신발주머니를 메고 등교하는 초등학생을 늘 본다. 한창 뛰어놀 나이에 아침부터 수업을 들으러 가는 아이들을 보면 한편으론 애처롭기도 하다.
나도 예전에 저런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지팡이를 짚고 길을 가시는 백발의 노인을 보았다. 저분이 나를 보면 아침부터 밤늦도록 일하는 내가 애처롭게 느껴지지 않을까?
자기 몸보다 큰 가방을 메고 있는 초등학생의 어색한 모습처럼 아침에 급하게 다림질한 셔츠가 나에게 어색하지는 않은지 괜히 옷매무새를 정리한다.
역시 출근길에는 오만 생각이 다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