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14시간의 진통 끝에 태어난 아기는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작고 작은 몸에 바둥거리는 팔다리, 오밀조밀한 얼굴과
풍성한 머리숱이 인형 같아서 참 예뻤다.
인형 같은 그녀는 볼 때마다 웃음이 나왔다.
작은 얼굴 속에 이목구비가 꽉 차 있었고,
하늘로 솟은 새까만 머리칼은 부드럽고 눈부셨다.
그녀는 엄마 뱃속을 추억으로 남기며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매 순간 애쓰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커다란 눈으로 엄마를 바라봐 주었고, 옹알이라 불리는 말들을 입 밖으로 내보냈다.
엄마의 젖을 물고자 입을 벙긋 벌렸고, 젖이 생명을 잇게 할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힘 있게 빨고 또 빨아서 주린 배를 채웠고, 몸을 키워갔다.
엄마와 눈을 맞추고, 목소리를 알아듣고, 엄마를 알아보고는 방긋방긋 웃어주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가만히 누워만 있던 아이는 몸을 뒤집기 위해 여러 번 시도를 했고,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뒤집히면 놀라서 엥~ 하고 울어버릴 거면서 말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작은 움직임,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 나의 모든 신경을
맞춰 놓았다.
"아가야, 넌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잘 싸라~"
하며 잘 먹는 것에 감사했고, 잘 자는 것에 또 감사했고,
잘 노는 것에 감사했고, 잘 싸는 것에 감사했다.
그래, 그런 날들이 있었다.
"첫째야, 방 좀 치워."
"넌, 이 성적 보고 아무런 느낌이 안 들어?"
"조금씩 먹어라. 요즘 살 많이 쪘어"
"말 좀 들어라, 어?"
"그만 좀 해"
성장과정에 맞게 잘 자라고 있는 딸에게 나는 말한다.
"왜이리 변했어"
존재만으로도 기쁨과 행복을 주었던 딸에게 나는 말한다.
"좀 해라"
노는 것만 봐도 행복했던 나는 말한다.
"그만 좀 놀아"
잠자는 모습만 봐도 천사 같다 말하던 나는 말한다.
"일어나!!!"
그래, 그랬지. 그랬어.
내가 변한거야.
이렇게 말하고도 또 인상을 쓰겠지.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