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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Jun 19. 2019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9와 숫자들의 <높은마음>에서 읽은 이야기들

30대가 되기 전까지의 나는 항상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 매우 강했다.

평범한 직장인보다는,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꿈이었고 그럴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평범한 삶을 부정해왔으면서, 나는 이러한 평범한 직장인의 생활을 지켜내기 위해 수년간 부단히도 노력해왔던 것 같다. 애매한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 끊임없이 신경썼고, 노력했다.

일을 해온 기간이 길어질 수록, 나이가 조금씩 늘어갈수록 내가 꿈꿔온 특별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더욱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다. 



33세가 된 지금의 나는 조금 더 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직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 (혹은 그러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지금은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것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어쩌면, 꺠달음과 동시에 내려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달 한달 고정적으로 나오는 월급이 너무나도 중요해졌고, 수입이 없어진다는 생각을 하면 막막한 생각부터 드는, 평범한 직장인의 패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글도 잘 쓰고 싶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도 만들어서 운영해보고 싶고 내 취향이 묻어난 아지트를 만들어서 내가 좋아하는 주변사람들과 함께 일도 하고 싶다. 

그리고 동시에, 이러한 나의 마음과는 반대로 전혀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을 살다 가게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매우 잘 알고 있다.


9와 숫자들의 <높은마음>을 들으면서 우리 대부분의 일상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 조금은 서글픈 마음이 들면서도 위안이 된다.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엽서 위에 새겨진 예쁜 그림 같은 그럴듯한 그 하루 속에 정말 행복이 있었는지  

몸부림을 쳐봐도 이게 다일 지도 몰라  

아무도 찾지 않는 연극 그 속에서도 조연인 내 얘긴  


그래도 조금은 나 특별하고 싶은데 지금 그대와 같이 아름다운 사람 앞에선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밝은 눈으로 바라볼게 어둠이 더 짙어질수록  

인정할 수 없는 모든 게 사실은 세상의 이치라면  

품어온 옛 꿈들은 베개맡에 머릴 묻은 채 잊혀지고 말겠지만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같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활짝 두 귀를 열어둘게 침묵이 더 깊어질수록  

대답할 수 없는 모든 게 아직은 너의 비밀이라면 간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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