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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Feb 03. 2021

20대로 다시 돌아가시겠습니까?, 우효의 청춘

무서워요, 니가 없는 세상은 두려워요

불안한 청춘에 대하여, 우효의 <청춘>

요즘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것저것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떻게 보면 지루해보이기까지 하는 평범하고 특별한 일 없는 하루를 보내면서, 지금과는 대비되는 20대의 시간들도 생각해봤다.


도전이라는 말로 포장한 채 매일 불안함에 가득한 시간을 보내면서, 어리숙한 말과 행동을 반복하던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막 휘젓게 된다. 이것 저것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해봤지만, 이 모든것이 불안감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어서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당시에 나를 상담해주었던 선생님은 나한테 굉장히 목표 없이 미친듯이 노력만 하는 사람이며, 실제 본인의 모습과 되고 싶은 모습의 갭이 굉장히 큰 사람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지만 사실 상담 선생님의 말이 맞았다.


<청춘>은 수많은 우효의 좋은 곡들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하는 작품이다.

청춘은 경험하지 못하고 모르는 것이 많기에 새롭고 설레임을 주지만, 그 순간은 짧고 불안하고 막연한 시간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길다.



우효의 청춘 1theK (원더케이)

https://youtu.be/wrmyqKRGW-0


어젯밤엔 무슨 꿈을 꾸다 깼는지 놀란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어요

손도 작은 내가 나를 달래고 나면 가끔은 눈물이 고여


무서워요 니가 없는 세상은 두려워요 혼자 걷는 이 밤은

바닷길에 그 어떤 숨은 보석도 내 눈물을 닦아줄 순 없죠


나는 그대의 아름다운 별이 되고 싶어요

날 이해해줘요


그대에게만 아름다운 꽃이 되고 싶어요

나를 불러줘요 널 비출 수 있게



20대로 다시 돌아가기 VS 돌아가지 않고 지금 이대로 살기

나에게 20대로 다시 돌아갈 기회를 준다고 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20대에는 두근두근한 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는 무엇을 해도 그만큼 설레지가 않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그 괴로운 시간이 고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쯤 밋밋하지만 평범한 지금을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20대

남의 말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으라고 하지만 20대에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구체적인 목표가 꿈이 있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무엇을 해야할 지도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나도 그랬기 때문에, 그냥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 남들이 다 하는 토익공부에 시간을 쓰고 봉사활동을 하고, 스펙을 쌓았다.

취업을 한 후에는 나에게 정확히 무슨 업무가 맞는지, 어떤 환경이 잘 맞는지 고려하지 않고 네임밸류를 쫓아 이직을 하거나, 뭔가 남들이 해보는 것은 한번은 경험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스타트업에도 가고, 그럴듯하게 좋아보이는 것은 닥치는대로 다 했다.

명확한 목표가 없이 열심히만 했기 때문에 누군가 이직 제안을 하면 또 금새 흔들렸다.

내가 먼저 어떤 선택을 하기보다는 누군가의 선택을 받으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주체적으로 선택한 결정이 아니다보니,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나의 꿈은 아직도 어른이 되는 것

20대에 열심히 산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나에 대해 아는 시간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여러 차례 실수하지 않고 알았다면 더 좋았을걸, 굳이 그것들을 다 직접 해봐야만 알았다.

그렇게 느릿느릿 돌아와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평온함을 찾았다.

생각할 수록 부끄러웠던 것들이 많아 이불 발차기를 하고 싶은 20대지만, 그래도 잘 되보겠다고 애쓴 시간들을 생각하면 스스로가 안쓰러워서 그때로 돌아가서 위로해주는 상상도 해봤다.

특별한 것 없이 못난 구석이 많은 사람이 느릿느릿 천천히 나은 사람이 되어서,

삶이 끝날 때 쯤에는 내가 꿈꾸는 좋은 사람의 모습으로 완성되어 기쁘게 떠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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