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낮잠 May 14. 2018

오늘도 내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없다.

"회사는 월급 주는 만큼만 일하는 거야, 그만해"


가끔 주변 사람들이 나에 대한 걱정으로 종종 하는 말이다. 최근 새로운 직군의 업무를 하게 되기 시작하면서, 하루하루 미션을 클리어하는 느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루는 훌쩍 지나가 있고, 집에 오면 남은 시간에 글쓰기를 하고 잠드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다. 그만큼 내 삶에서 회사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나는 어떤 면에서 사회생활을 잘못하는 부류라고   다.  이유는 매우 '열심히' 일하는 유형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좋은 일만 해준다고 하거나, 시급이 지나치게 낮아진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각자 회사와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지만,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측면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회사를 다니고, 이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는 것일까?


돈을 벌기 위해서, 먹고살기 위해서?

취미로 회사를 다니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있다. 난 매달 대출도 갚아야 하고, 노후 준비도 해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공연도 보고 예쁜 꽃도 사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물론 연봉도 많이 받을 수 있으면 더더욱 좋다.

그런데 이것이 내가 회사생활을 하는 이유의 전부일까?

 

모든 사람들에게 정답이   없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먹고살기 위해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하품이 나오고 지루하고 숨이 막히는 일이다. 회사에서 보람을 느끼고 인생의 성취감을 느낄  있도록 자아실현을 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조직생활은  마음대로 되는 것보다  되는 것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회사생활에 꽤 의미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은 어떻게든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다.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커리어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될 건지, 미래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일인지의 관점에서 따지면 "이건 100% 완벽해!"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지금 고생하며 일하고 배운 것은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실제로 미래에는 쓸 수 없는 정보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일하는 IT업계에서는 더더욱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소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해나가는 방법을 터득해나가는 것은 일을 하면서 얻을  있는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새로운 일을 하게 되어도 이미 습득하는 방법을 알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따라갈  기 때문이다.

눈에 띄게 극적인 변화가 보이지 않을지라도,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오늘의 나보다 훨씬 나아질 내일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묵묵히 일을 해나가다 보니 내가 특별히 큰 도움을 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나에게 먼저 다가와 일과 관련해서 힘이 되는 조언들을 아끼지 않고 해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이 와도, 그 사람들이 해준 말 한마디 덕분에 지금도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들에게 앞으로 더 응원받고 싶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나도 언젠간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나만의 중심을 잡는 것

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말라는 책도 있듯이, 일에서 계속 자아실현이나 보람을 찾으려고 하면 힘들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시간이 작은 보람도 없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지 않을까?

이왕이면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이유 외에 내가 일을 하는 목적에 대한 나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좋다.


회사를 통해 내 인생에 언젠가 도움이 될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해볼 수 있다. 혼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복잡한 일들도 회사에서는 직간접적으로 해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게다가 마음이 맞는 동료를 만나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서로의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응원을 해주며 힘을 얻기도 한다.

단순히 돈을 버는 일 말고도 이렇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일들이 많다.


내향적 성향의 나에게는 더욱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나와 같은 내향적 성향을 가진 직장인의 경우 자기 PR에 굉장히 취약한 면모를 보인다. 일을 엄청 열심히 해놓고도 정말 티가 나지 않거나, 같은 일을 해도 그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경우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 억울한 생각이 들 수 있다. 세상은 절대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억울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도 내가 한 일에 대해서 그들만큼 잘 어필할 수 있어야 하지만, 한순간에 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최소한 나의 일에 있어서 중심을 잡고 있을 수 있다면, 이 부분에 있어서 덜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늪에 빠져서 마음의 상처만 받고 오랜 기간 일을 지속하는 것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았던 우리의 시간들이 분명 헛되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언젠간 어떤 식으로든 보상으로 돌아올거라 믿으며, 나를 믿고 열심히 살아보자.  

이전 09화 회사를 뛰쳐나온 경험쟁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