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by 늘보

4. 좋아하는 것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나요?


셋째를 낳고부터 내 머리는 단발 머리로 변했다. 머리가 길면 항상 묶게 된다. 아이를 돌볼 때도 집안 일을 할 때도 불편했다. 매일같이 묶는 머리 잘라버리자. 점점 짧아진 머리가 어느 새 귀 밑에 바로 붙어있었다. 20대 때는 길고 길었던 머리도 나와 같이 늙어가는 것이 어쩐지 쓸쓸했다. 나이가 들면 으레 머리가 짧은 엄마들이 많은 줄 알았다. 어느 날, 내 또래의 아줌마들의 머리를 보니 긴 사람도 많이 있었다. 머리 결이 좋지 않아 기를 엄두를 내지 못하다 용기를 냈다. 다시 기르기로. 지금은 어깨 너머까지 자라고 있다. 미용실에 가면 머리가 상해있다는 말은 항상 듣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기를 거니까. 이 나이에 머리 결이 20대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 내가 하고 싶은 것, 지금 하고 싶은 것은 바로 머리 기르기다!

하나 하나 찾아간다. 이제서야...


40대가 되면서 남의 눈치와 이별을 하기 시작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큰소리로 따지기도 하고 눈치보지 않고 빈자리도 얼른 차지하고 줄서기도 재빨리 한다. 물론 ‘남’도 중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 귀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남’보다 ‘나’라는 존재가 더 중요해 지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했던 것은 뭐지? 내가 갖고 싶은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는 정말 드라마를 사랑하는 여자다. 가끔 이렇게 드라마를 보면서 과연 뭐가 되려고 그러는 걸까.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기도 한다. 드라마를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역할인 마냥 울고 웃고 푹 젖었다가 나온다. 사실 감정을 다시 추스리는 것도 시간이 조금 걸린다. 드라마 작가도 내 꿈이었으니 언젠가 쓸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은 내게 드라마의 플롯 구성은 너무 어렵다. 보고 즐기는 것에 만족하고 있을까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스스로 찾기도 하지만 때로는 주변에서 알려주기도 한다. 내가 글을 그래도 좀 쓴다라는 것을 안 계기가 있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을 통해 상을 받고 적극적으로 내게 글쓰기를 권유해 주셨다. 대학교 때는 천주교 신자라 청년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자다가 전화 한 통에 부랴부랴 썼다. 안타깝게도 그 글은 지금 내게 없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천주교에서는 보좌신부님이 한 성당에 붙박이처럼 계시지 않고 옮겨 다니신다. 그 중 우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주셨던 신부님께 송별사를 써서 읽어드리고 쓴 편지는 드렸다. 그 때 신부님도 눈물을 흘리셨고 누가 이 글을 썼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었다. 내 착각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혼자 신부님을 울리는 글을 쓰다니… 속으로 내심 기뻤다.


집에서 한 번 본 요리를 뚝딱 해 냈을 때 가족들의 칭찬을 받을 수도 있고, 집 인테리어를 조금 바꿨는데 놀러 온 이웃집 손님들에게서 어느 집 인테리어에서 했냐라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미쳐 몰랐던 내 재능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 수도 있다.


사소한 칭찬 한 마디에 '아! 내가 이런 것을 잘하고 있었구나!' 를 알기도 한다. 조급하게 나를 다그치면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는 말자. 문득문득 머리에 떠오르는 것들을 하나씩 종이에 적어보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이다. 어느 날 쌓인 메모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발견할 수도 있다. 나를 버리지 말고 다독이면서 천천히 오래오래 들여다 보자. 혼자의 시간 속에서 나에게 집중!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보일테니.


그러니 망설이지 말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자.

앞으로 내 삶이 충분히 바뀔 수 있으니 찬찬히 돌아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무엇을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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