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안녕일까.

by 늘보

6. 나는 정말 안녕일까.



태어났으니 나를 위한 삶을 살 것이다. 시들지 않는 삶을 살 것이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조유미



나는 IMF시대 사람이다. 내가 IMF를 겪은 때는 고3 이었던 것 같다.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 그냥 이사가야 한다라는 정도였다. 지금까지 누렸던 풍족함은 더 이상 가질 수 없었다. 그 이후로 마음을 닫고 살았다. 내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식구들도 각 자의 삶을 살았다. 서로 겉도는 대화는 했어도 깊은 대화 특히 돈에 관련된 주제는 서로 말하지 않았다. 나의 20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어야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만 가득하다. 20대에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마음은 늘 우울했다. 남에게 의지 하려 했고 현실 도피적인 하루하루를 보냈다. 생각만 가득했을 뿐 밖으로 실천하는 행동이 없었다.


아이를 낳아서 키워야 사람이 된다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맞다는 것을 이제 실감한다. 내 아이를 낳고서야 나를 바로 마주볼 수 있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둘 정도 낳고 나니 다른 사람의 마음도 들여다 볼 정도는 되었다.


‘나도 좀 행복해 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고개를 내밀 때 행복은 어떻게 해야 ‘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건지 길을 잃었다.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있어. 하지만 그 행복한 모습은 남들이 그냥 두서없이 바라봤을 때 어떤 보통의 기준 같은 것이 아닐까. 정작 나 자신에게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기는 아직 낯설다.


행복의 기준은 없다. 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은 큰 착각이며 누군가가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은 욕심이다. 쉴 틈 없이 달려온 삶에서 가끔 ‘나는 행복한가?’ ‘나는 행복해 질 수는 있는 걸까?’라고 질문은 스스로에게 하자. 부모, 형제, 친구, 동료들의 행복은 전부 각자의 몫이 아닐까. 모두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가지고 있으니까.


남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쉽지만 그것도 내 기준에서 바라본 거라 정말 행복한지는 모르겠다. 나도 누군가에게 성의와 정성을 받았을 때 행복한 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 행복은 내 마음 속에 있지만 진정 그것을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내가 느끼는 행복은 원하는 것에 푹 몸을 담갔다가 나왔을 때 느끼는 것 같다. 아이들 생각, 남편 생각, 부모님 생각 그 이외 각종 일들을 잠시 치워두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때. 집중을 했다가 빠져나오면 그 날의 짜증나는 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된다.


집중을 제대로 한 적이 얼마나 있는가. 텔레비전 한 프로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빨래를 접거나 청소를 하거나 한다. 그러니 제대로 하나에 집중하는 기쁨을 맞보지 못한다. 텔레비전의 한 프로를 보더라도 그 프로에 빠져서 박장대소도 하고 울기도 하고 맞장구라도 실컷 치면 뭔가 개운하다. 잔뜩 찌푸렸던 마음이 활짝 개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의 행복을 찾아 어디로 가야하고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고 계획을 짜야만 하는 것이 행복을 찾는 길이 아니다. 주위의 소소한 것부터 제대로 집중을 30분만이라도 해 보면 그 짜릿하고 통쾌한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해보자! 나도 행복 좀 하고 싶다.


keyword
이전 11화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